일본롯데 지배받는 한국롯데...광윤사 최대주주 신동주 부회장 경영권분쟁 불씨 재점화

6일 국정농단 관련 1심 재판에서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에서 물러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21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경영진이 비리 등의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공식 직함을 내려놓고 사임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진다. 신 회장 역시 최근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된 만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밝혔던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이번 사임이 롯데그룹에 큰 변화를 불러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롯데가 한국롯데을 지배하는 구조인데, 신 회장이 이번 1심 재판 결과를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일본롯데 경영진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등 총수일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 계열사 등으로 이어진다. 일본롯데가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호텔롯데 밑에 국내 계열사를 두고 있는 구조다. 

롯데그룹 역시 재계의 이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롯데와의 지속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의 신동주 부회장이다. 신 부회장은 광윤사의 최대주주자 대표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부재를 틈타 신 부회장이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일본 롯데홀딩스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대표이사 복귀를 위한 물밑작업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 같은 우려가 '기우'라는 반응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긴 하지만, 기업규모을 고려하면 한국롯데가 휠씬 크기 때문에 경영간섭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미 한국롯데 지분을 거의 정리했고,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도 공식직함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전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서종열 기자

게다가 신 회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또한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사임했지만, 이사직과 부회장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 공식직함 중 하나를 내놓았지만,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롯데는 이미 지난해와 올해 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 회장의 지배력과 경영권을 탄탄히 다져놓은 상태"라며 "경영권에 자신이 있는 만큼 신 회장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직을 내놓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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