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최종 계약,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경쟁 눈치 싸움 치열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연간 500억 원 대 ‘황금 거위알’을 낳는 차기 복권사업자의 주인은 누가 될까. 수성을 노리는 나눔로또와 탈환에 도전하는 인터파크와 제주반도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나눔로또 컨소시엄 윤곽이 드러났지만, 도전하는 나머지 컨소시엄의 참여 대주주 및 비율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사업 자체가 말 그대로 로또인 만큼 차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이 안갯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3파전 양상이다. 나눔로또와 인터파크, 제주반도체가 차기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면서 한층 뜨거워졌다. 현재 제3기 복권수탁사업을 운영 중인 나눔로또는 차기 사업을 이어가려 하고, 인터파크와 제주반도체는 이를 탈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입찰 마감은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지만, 더 이상 참여하는 컨소시엄이나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입찰 마감 후 입찰 참여 기업의 제안서 평가를 거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3월 말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의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는 오는 12월 2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5년 간 로또ㆍ연금ㆍ즉석ㆍ전자복권의 발행ㆍ판매관리를 맡는다.

차기 사업자 욕심 내는 까닭

나눔로또와 인터파크, 제주반도체가 차기 복권수탁사업에 욕심을 내는 까닭은 황금알을 낳은 수익 창출 사업이기 때문이다. 로또 사업은 최근 기준으로 따내기만 해도 수수료만 최소 연간 500억 원을 벌 수 있다. 이 같은 수익은 수탁 복권사업자로서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핵심이다. 연간 복권 전체 판매 액수가 커지면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로또를 포함한 복권 매출액 규모는 2012년 3조1854억원에서 지난해 4조1561억원까지 증가한 만큼, 최대주주는 물론 참여 대주주도 손해 볼 일은 없다. 따내기만 하면 향후 5년간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수성 VS 탈환 양상 구도

차기 복권수탁사업 선정 경쟁은 수성하느냐 탈환이냐 하는 양상 구도다. 우선 현 제3기 복권수탁사업을 운영 중인 최대주주 유진그룹이 계열사인 동양을 내세워 나눔로또 컨소시엄 재구성, 본격적인 입찰준비에 나섰다. 차기 나눔로또 컨소시엄 윤곽은 동양, KCC정보통신, NH농협은행, 카카오페이, 윈스, 인트라롯, 삼성출판사, 글로스퍼 등이다.

동양은 한일합섬을 자회사로 두고, 건자재, 건설,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유진그룹의 계열사다. 현재 안정적 매출과 수익,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유휴자금을 쌓아 갖고 있다. 동양은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이번 복권수탁사업에 뛰어들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나눔로또 컨소시엄에서 카카오페이의 합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을 통해서 송금, 청구서, 인증, 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복권에 대한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 간편한 인증을 통한 소비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100만 명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만큼 복권의 소비자 서비스도 한층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

나눔로또 컨소시엄은 제4기 사업자로 선정되면 카카오페이 생활금융플랫폼과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플랫폼, 블록체인 기술 등 복권IT 기술을 접목시켜 수준 높은 선진복권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목표다.

사진제공=유진그룹

인터파크, 제주반도체 도전장

나눔로또 컨소시엄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인터파크와 제주반도체다. 인터파크는 나눔로또 주주로 참여했던 대우정보시스템과 손을 잡고 나눔로또 컨소시엄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시스템 통합솔루션(SI)강자로 꼽힌다. 인터파크는 90%이상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정보시스템이 해외에서 부정행위로 세계은행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복권시스템 운영자를 찾아야 하는 입장에 섰다. 인터파크는 외부에 전략상 컨소시엄 구성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제주반도체는 나이스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기 복권수탁사업을 따내겠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는 초소형 저전력 메모리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로, 매출 규모는 1200억 원 안팎을 기록하는 등 강소기업이다. 나이스그룹은 연 매출 1조6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그 밖에 제주 반도체 컨소시엄에는 KIS정보통신, 한국전자금융 등이 대주주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그룹 관계자는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의 주인은 아직까지 가늠하기 어렵다. 기 복권수탁사업자도 새롭게 진입하려는 컨소시엄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사업을 운영 해봤다고 해도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 지난달 열린 차기 복권수탁사업 설명회에는 참여한 업체가 130개에 이른 만큼,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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