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중 의원 “문재인 정부 불신 많지만 한국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

2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전략 수립을 위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를 대신해 김성태 원내대표가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중진의원들은 절체절명의 당의 위기속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경청’에 방점을 찍으며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21일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전략 수립을 위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군현 의원은 “조선 세종의 리더십은 한 마디로 경청이었다. 많이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서 고쳐야 할 것은 바로바로 고치고 하면 당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의 국회의원과 모두 마음을 합치고 홍준표 대표도 많은 경청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이자 국회 불교신자들의 모임인 정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은 불교 일화를 인용하며 “세 사람만 모여도 문수보살의 지혜가 생긴다고 했다”며 “여러 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런 점에서 당내 소통을 활발히 해서 지금까지의 우리 보수정당의 방황을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김재경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정치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고 보면,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경륜이 높은 중진의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해선 “개헌은 정면 승부여야 한다. 각 정당들이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도 개헌을 하려면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자기들의 안을 내놓고 용감하게 국민들 앞에서 할 말을 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원내 전략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안보문제에 있어서 국민들은 미국과 틈이 벌어지는 것을 용납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통상문제에 대해서 국익수호라는 측면으로 반미정서를 부추길 수 있는 그런 위험한 소지가 있다”며 “국민들께 호소하고 또 정부와 대통령께도 강력히 이야기를 해서 문제제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홍준표 대표께 중진회의하자고 했는데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소통이 부족하다고 본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부분들을 조직화해서 당대표가 앞장서서 당 내 흩어진,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의원님들, 그리고 초선의원이든 재선이든 여러 차원에 소통을 굳건히 가속화해서 남은 부분을 풀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재중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국민들은 정부에 대해서도 불신, 불안감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자유한국당도 무엇인가 불안하고 부족하고 지지해주고 싶은데 기대를 하려고 해도 기대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각계 원로라든지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을 초청해서 원탁회의라든지 많은 회의를 하면서 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보수를 결집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노력을 지도부에서 해줘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8일 이주영 의원을 중심으로 당 중진인 정갑윤·심재철·강길부·정우택·홍문종·신상진·한선교·유기준·정진석·주호영·나경원 의원은 홍 대표에게 지난해 8월 이후 중단돼 온 최고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내가 중앙정치를 떠나 지난 4년 4개월 경남지사로 내려가 있는 동안 한국 보수 정당을 이렇게 까지 망가지게 한 데는 과연 누구의 책임이 크냐"며 "친박 정권하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역할을 했냐"고 당 중진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별다른 역할없이 선수만 채우지는 않았는지 당을 위해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단 한번이라도 되돌아 본 일이 있냐"며 "대여투쟁에는 보복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안전한 당내 총질에만 아르바이트 하듯이 하는 것이 야당 정치라고 생각하냐"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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