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6조 매출 ‘3N’ 대형 M&A 예고...카카오게임즈 기업가치 상승 기대

지난해 12월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포즈를 취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오른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1400억원의 실탄 확보에 성공하면서 연내 상장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업체 공룡 '3N'과의 인수합병(M&A)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6조원 달성에 성공한 3N은 올해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M&A를 예고하고 있다.

넷마블은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잼시티 등 북미 게임 개발사를 인수한 바 있다. 또한 이들 개발사 외에 추가로 인수합병에 나설 전망이다. 넷마블은 최근 카카오게임즈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넥슨도 대형 M&A 추진을 준비 중이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넥슨 일본법인 주식 1000만주를 팔아 약 353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 이 중 2600억원은 유럽 지역 기업과의 M&A에 쓰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역시 올해 보다 공격적인 M&A를 예고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과 게임 개발을 위한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1400억원 투자 유치 성장 가속 동력 확보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맞서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1400억원 규모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대상은 텐센트와 넷마블, 액토즈소프트, 블루홀, 프리미어성장전략앰엔에이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프리미어M&A PEF) 등 5개사다.

이에 따라 텐센트와 넷마블은 각각 500억원, 액토즈소프트 200억원, 블루홀과 프리미어M&A PEF 각각 1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이들 5개사는 카카오게임즈와 파트너십 또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로 카카오게임즈와 협력하고 있고,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모바일게임 ‘드래곤네스트’의 공동 퍼블리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3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을 공고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이 같은 유상증자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몸집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지분투자는 물론 M&A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성장 가속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며, “확보한 자금은 양질의 게임 확보와 개발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는 물론 이와 동반된 인수합병 및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등의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기업공개(IPO)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상반기 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하반기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남재관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전에는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코스닥 시장을 많이 선택했지만, 최근 게임사들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며 “좋은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쪽으로 상장 시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투자를 결정한 5개사가 카카오게임즈와 현재 전략적 협력사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향후 잠재적 경쟁자로 나설 수 있는 만큼 투자 유치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측면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역시 “이번 투자는 직간접적 관계사들이 카카오게임즈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당사와 쌓아온 협력관계와 신의를 증명하는 의미 있는 투자라 자부하며,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골프·가상스포츠 및 동작인식 관련 서비스업체 마음골프를 지분 스왑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편입한 후 ‘카카오VX’로 변경한 바 있다. 이어 사업 다각화와 역량 강화를 위해 마음골프의 주식 40만주를 100억원에 취득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액션스퀘어의 제 3자 배정 유상 증자에 참여해 100억 규모의 신주를 취득하고, 100억 규모의 구주를 매입함으로써 액션스퀘어의 지분 총 10.43%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RPG ‘블레이드2’ 개발사인 액션스퀘어에 총 2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와 함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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