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낮추고 프리미엄 제품 시장 개척 주효...대미 수출 비중 큰 회사 직격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철강 무역 제재 압박에 WTO 제소를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 관세 폭탄을 비껴갈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 물량이 전체 비중에서 자치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포스코서울 사옥(왼쪽)과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사진=민주신문DB

미국의 철강 보복 관세에 대비해 수출 다변화와 프리미엄 철강 제품의 개발과 새 시장 개척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여 고민이 깊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오는 4월 트럼프 철강 관세 부과의 폭탄을 비켜갈 전망이다. 대미 수출 물량이 전체의 3~4% 수준으로 비중이 작다. 피해는 일부 있지만 매출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들 회사는 2016년 8월 주요 철강 제품들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부과 이후 대미 수출 비중을 줄여왔고, 프리미엄 철강 신제품을 개발해 수출 다변화와 새 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동국제강 역시 대미 수출 물량이 전체 4%여서 미국 부과 관세로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추가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와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관세 폭탄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피해 가는 셈이다.

이번 트럼프 정부의 보호 무역조치는 크게 세 가지다. 모든 국가 철강제품에 24% 관세 부과하는 1안과 한국 등 12개 국가 철강제품에 53% 이상 관세를 부과하는 2안, 모든 국가에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의 63%로 쿼터를 설정하는 3안이다.

위 3가지 안들은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 자국 철강업계 보호 무역 안으로 기재된 것이다. 트럼프는 3가지 옵션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 무역보호 조치를 내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정을 가한 안이 나올 수 있다. 윤곽은 오는 4월 12일 전후로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 철강 장벽은 강관을 생산하는 세아제강과 휴스틸, 넥스틸에 직격탄을 날릴 전망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커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강관 가격 경쟁력이 관세 부과로 떨어지기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관 대미 수출량은 2016년 120만 톤에서 지난해 200만 톤으로 증가했고, 대미 수출 국내산 강관 의존도는 66%에 이른다. 이는 대미 수출 제품 비중이 10% 안팎인 열연과 중후판에 비해 높은 것이다.

유정용 강관. 사진=민주신문DB

국내 강관 기업 중에서는 세아제강과 휴스틸이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가 내려지면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은 전체 매출의 25%, 휴스틸은 80%가 미국에 집중돼 있는 탓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강관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 시장 점유율은 3위로 비중이 작지 않다. 반면, 현대제철은 강관을 하나의 사업부로 운영하지만 대미 수출 비중이 작아 매출 피해가 제한적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관세 폭탄을 피했지만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체 매출 비중에서 비중이 작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것뿐이다.

관련업계는 관세 보복에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깊다. 산자부 등 정부와 머리를 맞대 대응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상황을 타개할 뽀쪽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강관업계 한 관계자는 “WTO 제소 등의 방법이 있지만 뚜렷하게 미국의 관세에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철강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산자부 등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대응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철강업계 장벽이 높아져 이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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