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상상된 경계들, 정치 풍자 ‘세월오월’·북한 인공기 작품 철거 아쉬운 오점

2018광주비엔날레가 북한 미술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북한미술 전문가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광주비엔날레의 북한 작품전은 미국 워싱턴 전시 보다 더 큰 규모이며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주제화 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작품은 김인석 화가의 ‘소나기’, 조선화, 217x433㎝.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이루어진 남북한 화해분위기를 문화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올해 9월 개최되는 2018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 작품 전시를 추진하고 있어 문화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특별히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이기에 순수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 등의 사전 준비 단계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발표에 의하면 2018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7일부터 11월11일까지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이라는 주제로 북한 미술작품 전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북한미술 전문가 문범강 교수가 큐레이터를 맡을 예정이며 평양 만수대창작사 등이 제작한 집체화·조선화·선비화 등 총 40여점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 베이징 만수대창작사 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북한작품도 이번 특별 전시를 위해 선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세계적인 국제미술전람회로 성장한 행사답지 않게 사회성 짙은 작품 전시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란이 많았다.

지난 2014광주비엔날레 당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대형 걸개그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했다”는 이유로 전시가 불허됐다. 이에 당시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 철거로 이어졌고 사태를 키운 윤장현 광주시장은 뒤늦게 정부의 압력을 받았다고 고백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2015광주하계U대회 남북공동입장 기원 단일기 디자인 전’을 기획했지만 출품된 작품 89점 중 일부 그림에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11점이 개막을 앞두고 철거됐다가 재 설치되는 등 색깔론에 의한 홍역을 치렀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해 전시 불허된 홍성담 작가의 작품 ‘세월오월’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홍 작가의 신작 24점을 28일부터 5월11일까지 전시한다고 밝혔다. 작품은 ‘세월오월’.

한 예술인은 “세계적 미술 축제로 성장한 행사에서 작품 철거 등의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은 흑역사이다”며 “아픔을 씻기 위해서는 이번 행사에 전시되는 북한 작품에 대해서는 정치적 잣대가 드리워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미술가는 “이번 행사는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북한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 행사로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문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계획하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재단측 한 관계자는 “‘북한미술전’을 통해 북한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추후 교류로 이어 질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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