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도 대목…가족·연인·혼자 볼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품 수두룩

연극 '3월의 눈' 2015년 공연 사진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민족 대명절 설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공연계는 4일에 불과한 짧은 설 연휴동안 가족들이나 연인끼리 또는 혼자서도 볼 수 있는 풍족하고 재미난 공연들을 많이 준비했다. 따뜻한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어줄 공연들을 소개한다. 

■가족과 함께

2011년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개관을 기념하며 초연한 연극 ‘3월의 눈’(예술감독 이성열)은 아담한 한옥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일상과 삶 그리고 죽음을 실제와 환상을 오가며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수작이다. 

국내 연극계 산증인이자 연극과 TV를 오가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준 오현경, 오영수, 손숙, 정영숙 등의 레전드들이 총출동한다. 명동예술극장에서 다섯 번째로 관객과 만나는 연극 ‘3월의 눈’은 국립극단 3월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다. 오는 3월1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디큐브아트센터가 준비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동명영화(감독 스티븐 달드리)를 모티브로 준비됐다. 발레에 이끌린 가난한 탄광촌 소년 빌리의 성장과 과거의 유물로 전락한 광부 공동체의 균열이 맞물려 시대의 아픔을 그려낸 이 작품은 가무 그리고 일사불란한 동선의 뮤지컬 어법을 무대 위로 올려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과 전율이 있다.

국내 국악을 이끌고 있는 국립국악원은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설 당일 16일과 17일 오후 3시부터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설맞이 대공연 ‘한판놀개’를 공연한다. 이 시대의 젊은 소리꾼 김용우의 사회를 필두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와 작년 ‘제6회 국악동요부르기’ 한마당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리꽃심 중창단’이 재미나고 감각적인 공연을 준비했다. 

또한 개띠해에 태어난 관람객들과 한복 착용자, 3대가 함께한 가족들에게는 입장료를 1000원으로 할인해 주는 ‘천원의 행복’ 이벤트를 진행한다. 공연 전에는 국립국악원 마당에서 떡메치기, 투호, 제기차기와 같은 전통놀이 체험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지훈(왼쪽부터), 정선아, 민우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연인과 함께 

다정한 연인끼리 설날에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면 웅장한 뮤지컬과 감성적인 뮤지컬이 준비됐다. 먼저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이 원작이다.

러시아의 고관인 중년의 ‘남편’과 정략 결혼한 ‘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금단의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걸 잃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국내뮤지컬계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옥주현과 정선아가 여주인공 안나 역을 맡았다. 섬세하고 절제미가 넘치는 연기력으로 뮤지컬 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LG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라스트 키스’를 준비했다. 프레더릭 모턴의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를 모티브로 삼은 이 작품은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 마리 베체라가 마이얼링의 별장에서 동반 자살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뮤지컬 배우 카이와 전동석, 정택운(빅스 레오), 수호(엑소) 등 스타배우들이 루돌프로 분하고 마리 베체라는 김소향, 민경아, 루나가 연기한다. 공연은 3월11일까지다.

뮤지컬 '킹키부츠'.

■친구와 함께

다양한 고양이의 재롱과 상대방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은 친구끼리 보기 제격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는 18일까지 공연하는 ‘캣츠’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누적관객 200만을 돌파하며 레전드가 된 작품이다. 

T.S.엘리엇의 시가 원작으로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담았다. ‘메모리’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등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노래들은 지금도 널리 불려지고 듣고 있는 최고의 히트곡들이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는 4월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킹키부츠’를 선보인다.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공장을 가업으로 물려 받은 ‘찰리’가 여장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 회사를 다시 일으키는 스토리를 유쾌하게 그렸다. 롤라 역의 정성화와 최재림의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연기력이 일품이다. 

뮤지컬 '레드북'

■나홀로 봐도 좋다

세종문화회관 세종M시어터에서 공연하는 ‘레드북’은 대학로를 평정한 스테디셀러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의 두 번째 창작뮤지컬이다.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처럼 취급 받던 시대에 안나는 야한 소설 즉 레드북을 쓰는 엉뚱한 소설가다. 하지만 레드북은 보수적인 사람들이 걱정하던 악영향보다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긍정적인 마음을 드러낸다. 공연은 3월30일까지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선보이는 브로드웨이 스릴러 연극 ‘미저리’는 국내 초연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원작인 동명 영화로 국내팬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다. 

인기 소설 ‘미저리’의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집착을 넘은 광기를 담은 스릴러로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다이하드’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반면 국내 초연 배우들의 캐스팅도 너무도 화려하다. 드라마 ‘역적’, ‘나쁜녀석들’에서 선 굵은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은 김상중과 드라마 ‘심야식당’ ‘아이리스’에서 내유외강의 깊이 있는 내공을 보여주었던 김승우, 뮤지컬 ‘광화문연가’ ‘프랑켄슈타인’에서 좋은 연기를 보였던 이건명이 남주인공 폴을 연기한다. 

여주인공 애니 역에는 제25회 이해랑연극상, 제47회 동아연극상을 받은 길해연, 연극계 잔뼈가 굵은 배우로 드라마 ‘저글러스’에서 활약 중인 이지하, 영화 ‘타짜’ ‘미쓰 와이프’, 연극 ‘엘리펀트 송’ ‘청춘예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신 스릴러 고수희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공연은 4월1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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