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논란 맞물려 알뜰폰 사업 악화 시장 존폐 위기
이석환 신임 회장 ‘구조적 문제 개선’ 언급…탈퇴 반려 요청

CJ헬로가 지난 7일 알뜰폰 협회 탈퇴 신청을 철회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CJ헬로(헬로비전)가 3개월 만에 알뜰폰 협회 탈퇴 의사를 철회하면서 그 내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탈퇴 당시 협회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번복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CJ헬로는 지난해 11월 ‘회원사간 이해관계 차이 등 구조적 한계’를 이유로 알뜰폰 협회를 탈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입자 90만명을 보유한 알뜰폰업계 강자의 갑작스런 탈퇴 결정에 한때 업계는 위기감마저 나돌기도 했다.

CJ헬로는 지난 7일 열린 알뜰폰 협회 총회에서 협회 탈퇴 신청을 철회하고 회원사로서 협회 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알뜰폰 사업 환경 개선과 알뜰폰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CJ헬로는 앞으로 이사사로서 협회 내 비상대책반을 이끌며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주도하게 된다. 비상대책반은 도매대가 개선, 전파세 감면, 알뜰폰 중장기대책 마련 등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핵심 현안 해결과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CJ헬로의 이 같은 번복에는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서 요구하는 보편요금제 도입 등 알뜰폰 사업 환경 악화로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를 위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한 목소리를 통해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이미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 알뜰폰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제로 데이터와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뜰폰 업체로서는 대형 이통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알뜰폰 협회가 이석환 신임 회장을 선출한 것도 번복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회장은 SK텔레콤 마케팅본부장, SK텔레콤 차이나 대표, SK네트웍스 ICT 총괄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통신분야 전문가다. 현재 인스코비와 프리텔레콤의 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 신임 회장은 최근 열린 총회에서 “알뜰폰 협회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존이 최우선적 과제인 현 상황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겠다”라며 “이러한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협회 내 비상대책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CJ헬로가 탈퇴 당시 주장한 ‘구조적 한계’에 대해 개선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번 탈퇴 번복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협회 탈퇴 당시 “회원사간 이해관계 차이 등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협회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이 도매대가 협상 등에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과 다르게 모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CJ헬로가 원하는 수준의 구조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알뜰폰 협회가 CJ헬로에 탈퇴를 반려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뜰폰 1위 사업자의 협회 내 목소리가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CJ헬로 관계자는 이번 협회 탈퇴 번복과 관련해 “CJ헬로를 비롯한 회원사들이 알뜰폰 사업의 명운을 걸고 사업 환경 개선과 알뜰폰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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