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재·증권·카드 2월 중 임추위 개최...'60세 룰' 적용한 내부승진 예상

삼성그룹 산하 금융계열사들이 일제히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대표이사 선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석방되면서 삼성그룹 산하 금융계열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들은 설 전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카드와 증권 역시 곧바로 사장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삼성그룹 특유의 '60세 퇴진 룰'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자와 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들처럼 '내부승진'을 통해 신임 사장들을 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계열사에도 50대 룰 적용할까

삼성생명·삼성화재는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임추위를 통해 추천된 신임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현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성그룹 산하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50대 CEO(최고경영자)’의 전면 배치 여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비금융계열사들에 적용됐던 60대 퇴진룰에서 그동안 비켜서 있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와 함께 삼성그룹이 변화와 혁신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계열사에도 이번에는 전문성을 갖춘 50대 CEO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보면 60대 퇴진룰 적용은 빈틈없이 지켜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를 통해 사장단의 평균나이를 63.3세에서 57세로 낮추기도 했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내부승진'이다. 금융만큼이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제조업 분야에서도 대대적인 내부승진을 진행한 만큼 금융계열사 역시 내부승진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를 발탁할 것이란 관측이다. 

50대 룰과 내부승진을 감안하면 삼성 금융계열사 신임 사장단 후보는 대략 11명 정도로 압축된다. 삼성생명에서는 방영민(59) 기획실장(부사장), 심종극(56)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김남수 (55) 자산운용본부장(부사장), 최신형(58) 대표이사실 담당(부사장), 구성훈(57) 삼성자산운용 대표(사장)가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다. 

삼성화재에서는 현성철(58)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 이상묵(57) 기획실장(부사장), 최영무(55)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 등이 신임 대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삼성카드는 원기찬(58) 대표이사(사장)와 정준호(55) 리스크관리실장(부사장)이, 삼성증권에서는 전영묵(55)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눈길을 끈다. 이중 원기찬 대표는 아직 50대인 만큼 유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행시 출신 관료 CEO 탄생할수도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에서 '관료 출신 CEO'가 최초로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사장단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기획재정부 출신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내부 관계자는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중에서 아직까지 관료 출신은 단 한명도 없지만 후보로 거론되는 부사장 중 상당수가 관료 출신이어서 이번에는 관료출신 CEO가 탄생할 수도 있다"며 "관료 출신이지만 오랜기간 삼성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내부승진케이스로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금융계열사 사장후보로 거론되는 부사장 중 관료출신 임원은 3명이다. 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과 방영민 삼성생명 기획실장, 그리고 이상묵 삼성화재 기획실장 등이다. 

이중 정준호 부사장은 행정고시 31회로 재무부 국제금융과와 금융감독위원회 행정실에서 일하다 우리금융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삼성에 합류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을 거친 것도 강점이다. 

방영민 기획실장은 행정고시 25회를 합격한 뒤 재무부 사무관과 청와대 경제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이상묵 기획실장은 옛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 서기관으로 일하다 삼성금융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증권 기획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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