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E 2018 참석 OLED 사이니지로 주목...후계구도 치적쌓기 (주)LG 3대주주 경영승계

LG전자가 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ISE 2018에서 참석해 OLED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가 국제 무대에서 얼굴을 알렸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상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국제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ISE 2018(Intergrated Systems Europe 2018)'에서 사업책임자를 맡아 상업용 디스플레이 마케팅을 지휘한다고 밝혔다. 구 상무의 본격적인 후계구도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구 상무는 LG전자가 개발한 차세대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인다. OLED를 기반으로 개발된 LG전자의 사이니지제품들은 두께가 얇고 곡면 구현이 자유로워 다양한 산업군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의 국제 무대 데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계에서는 LG그룹이 본격적인 그룹승계 절차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도 전면에 나선 적 없던 구 상무가 국제무대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이번이 최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 상무가 맡고 있는 B2B사업부의 ID사업부는 과거 부사장이 맡던 부서다. 이 사업을 맡던 권순황 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후 구 상무가 승진 대신 부사장급 자리로 이동한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런 점을 근거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던 구 상무가 이제는 국제 무대 데뷔를 통해 본격적인 후계구도에 나선 적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승진 미룬 구광모 상무, 신사업 '사이니지'로 국제무대 데뷔

6일부터 4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ISE 2018에서 참가한 LG전자는 차세대 사이니지 제품을 선보인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로 업계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로 주목받는 분야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말 B2B사업본부를 신설하며 디지털 사이니지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ID사업부를 통해 사이니지 사업을 전담케 했다. 결국 LG전자의 미래 신성장 사업의 첫 테이프를 구 상무가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이니지'와 '오픈프레임 OLED 사이니지'를 선보인다. OLED 사이니지는 자체 발광이 가능해 기존 LED에 비해 두께가 얇고 곡면 구현이 자유로워 차세대 디스플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어떤 각도에서 봐도 정확한 색감을 구현하기 때문에 공공장소나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인식된다. 구 상무는 "차원이 다른 화질과 활용성을 갖춘 OLED사이니지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에 맞는 최적의 고객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구 상무가 맡게 된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는 다양한 컨텐츠 제공이 가능해 기존 옥외광고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만 193억달러(약 21조4000억원)에 달하며 매년 10%씩 가파르게 성장하는 신사업 분야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사이니지분야가 최소 314억달러(약 34조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ID사업부 '사이니지'는 후계구도 위한 치적쌓기용?

재계에서는 국제 무대 데뷔에 나선 구 상무의 행보와 관련해 LG그룹의 후계구도가 본격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승진 대신 사업부장을 맡기며 국제 무대에 구 상무의 얼굴을 알린 만큼 본격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은 구 상무가 맡고 있는 ID사업부의 역할에서도 잘 드러난다. ID사업부는 LG그룹이 차세대 신성장엔진을 삼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B2B사업본부 내에서 가장 핵심 분야로 손꼽힌다. 특히 LG전자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 LG CNS 등 전자계열사의 주요 사업부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구 상무의 그룹 내 위상을 엿볼 수 있다. 

가족행사에 참석한 구광모 상무(윗줄 왼쪽에서 세번째)는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아랫줄 왼쪽)과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윗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의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사진=뉴시스

게다가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은 B2B사업본부의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구 부회장은 2015년 말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직접 맡으며 B2B사업본부를 그룹의 미래 성장엔진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역시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B2B부문과 ID사업부, 에너지사업센터를 통합해 B2B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B2B사업본부는 지난해 1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LG전자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승진 대신 구 상무가 맡게 된 ID사업부장 자리도 주목된다. 이 자리는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한 권순황 부사장이 맡아왔다. 부사장급이 맡던 자리를 구 상무가 맡게 된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SE 2018는 구 상무의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데뷔무데로 기억될 것"이라며 "경영승계를 위한 치적쌓기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구 상무가 후계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 (주)LG 3대주주, 판토스 지분 눈길

국제무대 데뷔를 통해 본격적인 후계구도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광모 상무는 사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도 접근하고 있다. LG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주)LG의 3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 상무는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11.28%),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주)LG의 지분 6.24%를 보유 중이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주)LG의 3대주주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을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꾸준하게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 상무는 LG그룹의 물류계열사로 연매출 3조원대를 자랑하는 판토스의 지분(7.5%)을 쥐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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