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0.4% 소폭 상승...‘고가요금제’ 가입 유치로 실적 방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지난해 실적이 2016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3사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른 수익 감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된 통신비 인하 방안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2017년 매출은 총 51조2865억원으로 2016년(51조2865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6년 3조7222억원에서 3조7386억원으로 0.4% 소폭 상승했다.

매출액 1위 KT였다. KT는 2017년 매출액 23조3873억원으로 이통3사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2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는 2016년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인터넷과 IPTV, 미디어사업 등이 크게 성장하며 20조원 매출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은 17조5200억원으로 2016년 17조918억원에서 2.5% 상승했으며, LG유플러스 또한 전년(11조4510억원) 대비 7.2% 증가한 12조2794억원을 기록했다. 이통3사 모두 실적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를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역시 소폭 상승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하며 8263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0.1% 증가에 그쳤지만 1조536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액수로는 가장 많았다.

반면 KT는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2년 연속 20조원 매출 달성에 흠집을 남겼다. 이는 오는 9일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마케팅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3사 실적 비교. 자료= 각 사

고가요금제 가입 혜택 강화

이처럼 이통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대비해 대체로 증가 수치를 보이면서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주장해온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통신비 인하 방침으로 선택약정 할인율을 상향하기로 하자 “매출 감소로 각종 투자가 위축되고 오히려 고객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긴 줄다리기 싸움 끝에 정부 방침을 받아들이면서도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하기로 하는 등 수익 감소를 최소한으로 줄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통3사의 실적 배경에는 ‘고가 요금제’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많은 데이터 제공량과 혜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8만원대 이상의 고가요금제로 유도하면서 요금할인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것. 특히 25%까지 상향된 요금할인 덕분에 이용자들 역시 고가요금제에 거부감이 줄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도 이통3사의 고가 요금제 마케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말부터 11만원대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대신 8만8000원대의 요금제 혜택을 늘렸다. KT 역시 이달부터 8만7000원대 이상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에게 올레tv모바일 콘텐츠와 음원 등 미디어팩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고가요금제 혜택을 확대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고가 요금제 판매를 늘려 수익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이통3사의 방침에 맞서 정부와 소비자 단체들의 보편요금제 도입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에 1GB 데이터와 음성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다. 이를 통해 연 2조20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통3사의 실적이 공개되면서 지금까지 통신업체들의 주장은 ‘엄살’에 불과했다”며 “보편요금제를 도입 등 이통3사들이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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