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60% 중동 치중 비용 증가세...대미수출이 '속빈 강정' 걷어낼 듯

서울 충청로 풍산빌딩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최근 100억 원 대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하도급 업체와 상생을 모색 중인 풍산 실적이 뒷걸음치면서 올해 실적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중동시장의 방산 발주물량이 적지 않아 영업이익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풍산이 지난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개선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방산 부문이 유럽 및 중동 수출로 미국 수출 감소를 방어하지만,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전체 수출 물량 중 6할이 중동에 쏠리면서 수출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분쟁 지역에 방산 물량을 수출하는데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유통 비용이다.

증권가 역시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 감소를 예고한 상태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최근 풍산 리포트를 통해 “방산부문 실적은 유럽과 중동 수출로 미국 수출 감소분을 방어할 것”이라 진단하면서도 “방산 수익성은 미국 수출이 될 때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목표 주가는 이 같은 분석에 하향 조정을 제시했다. 이는 무엇보다 유럽과 중동 수출이 일회성이 많고, 수출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률이 미국 수출보다 낮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수출 규모는 크지만 실속이 없는 속빈 강정이라는 얘기다.

실제 어닝쇼크를 기록한 지난 4분기 실적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4분기 풍산 실적은 매출 8427억 원, 영업이익 49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7.8%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29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8%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의 가장 큰 요인은 판관비 즉 수출비용 증가가 원인이다. 수출 물량의 6할이 중동지역이다 보니 무기 수출시 보안 등 부대비용이 증가한 것. 성장세는 2016년 이어 지난해까지 이어졌지만 실속은 갈수록 없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 4분기 시장 실적 기대치는 각각 매출 8641억 원, 영업이익 704억 원이었다.

풍산의 매출 큰 두 축 중 하나인 신동 부문은 판매 증가와 구리 등 원자재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제 역할을 발휘했지만, 방산은 영업이익 개선 폭이 낮았다. 풍산의 매출 비중은 신동과 방산이 6:4다.

풍산은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풍산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풍산은 1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해 하도급 업체와 상생을 모색 중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 1일 서울 충정로 풍산빌딩에서 하도급 거래 중소 협력사와 상생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우동 풍산 사장을 비롯해 47개 신동 및 방산 주요 협력사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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