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세계 SSD 시장 34조 규모...SK, 낸드플래시 최대 약점 메우고 본격 진입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글로벌 반도체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 들어 대격돌의 서막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 분야인 기업용 SSD(Solid State Drive) 분야에 SK하이닉스가 본격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2012년 기업용 SSD의 핵심 기술인 컨트롤러(Controller) 업체 인수 이후 6년만의 성과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4세대(72단) 512Gb(기가비트) 3D 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최대 4TB(테라바이트) 용량을 지원하는 SATA 규격의 SSD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기업용 SSD 시장은 대형 데이터센터와 서버 고객 중심이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SK하이닉스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은 시장이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잇따라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면서 HDD(Hard Disk Drive)에서 SSD로 전환하는 등 기업용 SSD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전체 SSD 시장 규모가 지난해 251억 달러(약 27조3213억원)에서 오는 2021년 312억 달러(약 33조9612억원)로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기업용 SSD 규모는 같은 기간 134억 달러(약 14조5859억원)에서 176억 달러(약 19조1576억원)로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기업용 SSD를 출시하면서 업계에서는 글로벌 SSD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글로벌 기업용 SSD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기술 자체 개발하며 경쟁력 확보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출시하는 기업용 SSD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기업용 SSD의 핵심 기술인 펌웨어(Firmware)와 컨트롤러를 모두 자체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어해 데이터를 읽고 쓰고 저장해주는 반도체다. 이 과정에서 불량이나 이상 작동을 막아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펌웨어는 이러한 컨트롤러를 제어해 제품 속도와 안정성 등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SK하이닉스 고부가가치 기업용(Enterprise) SSD(Solid State Drive)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미국 컨트롤러 업체인 ‘LAMD’사를 인수했으며, 이어 2014년 ‘소프텍 벨라루스’의 펌웨어 사업부를 인수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미국 ‘바이올린메모리’사의 PCIe 카드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낸드플래시 솔루션 분야의 기술경쟁력 향상에 매진해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업계 최고 수준의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며 낸드플래시 기술경쟁력 확보는 물론 그동안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 개선에도 한층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번 SK하이닉스가 선보인 기업용 SSD에 이 같은 기술력이 모두 집적됐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연속 읽기 560MB/s, 연속 쓰기 515MB/s, 랜덤 읽기 9만8000IOPS, 랜덤 쓰기 3만2000IOPS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차세대 표준인 PCIe(PCI Express) 규격의 기업용 SSD도 개발을 마치고 고객 인증을 시작했다. 1TB PCIe SSD 제품의 최대 성능은 연속 읽기 2,700MB/s, 연속 쓰기 1,100MB/s, 랜덤 읽기 23만IOPS, 랜덤 쓰기 3만5000IOPS다.

“SSD 시장 성장세 높아…수익성 개선 도움”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고용량, 고성능의 기업용 SATA SSD를 출시함과 동시에 차세대 사양인 PCIe SSD까지 샘플을 제공함으로써 낸드플래시 솔루션 분야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요 데이터센터와 서버 업체들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켰으며, 기업용 SSD에서 가장 중요한 균일한 응답속도 역시 요구 수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세대 주력 제품인 기업용 PCIe SSD까지 동시에 출시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사업이 조기에 본격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수 SK하이닉스 NAND상품기획 담당 상무는 “지난해 4세대 3D 낸드 기반으로 자체 펌웨어와 컨트롤러를 탑재한 소비자용 SSD를 본격 양산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용 SSD까지 자체 개발해 사업을 본격화 하게 됐다”며, “성장세가 높은 기업용 SSD 시장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향후 회사의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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