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 인물·사연 SNS 통해 회원모집…대표는 페이퍼컴퍼니 세워 비자금도 챙겨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적발된 유사투자자문업체의 허위 광고.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평범한 직장인 김수진(29·여)씨가 1년만에 50억의 수익을 내서 고급 주택과 고급 외제차를 구입해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체의 허위 광고다. 

이 허위 광고에 등장하는 가상인물과 사연을 보고 유료가입한 회원들은 ‘1년 만에 50억의 수익’은 커녕 많은 손해만 보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수익률로 허위 광고를 하고 유료회원에게 약 541억원의 회비를 편취한 미등록 투자자문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일 자본시장법 위반(미등록 투자일임업), 사기, 표시광고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유사투자자문업체 A투자클럽 남모(31) 대표, 사내이사 양모(32)씨, B금융투자 직원 윤모(50)씨 등 총 6명을 검찰에 기소의견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투자클럽 남 대표와 B금융투자 직원 윤씨 등 6명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미등록 투자자문업을 하면서 허위·과장 수익률 광고를 통해 모집한 유료회원 1만4713명으로부터 회비 명목으로 200만~2000만원씩 총 541억원을 편취했다.

“4805%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등 달성 불가능한 A투자클럽의 수익률 광고는 유료회원 1만4713명을 끌어모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해 받은 수익률 기록인증서, 조작된 이용 후기, 허구 사연, 존재하지 않는 주식 추천시스템 등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 

대형 금융투자사 B사의 직원 C씨는 투자를 위해 찾아온 고객을 A투자클럽에 고객들을 소개시켜주며 A클럽으로부터 대가로 매달 180만~5100만원씩 3년간 총 8억3500만원을 받았다. 

경찰측은 A투자클럽은 투자일임업을 할 수 없는 ‘유사투자자문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금융투자사 B사 직원C씨와 공모해 총 43736회에 걸쳐 금융투자사에 회원들의 계좌를 위탁해 대신 투자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투자클럽 회원 추천 종목이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이용해 회원들에게 종목을 추천하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수해 가격이 오르면 매도했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44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광고를 믿고 A투자클럽에 가입한 회원들은 이용 요금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고액의 회비와 주식투자금까지 손해를 봤다. 피해자들은 주로  직장인, 자영업자, 주부 등 주로 시간이 없거나 투자 방법이 미숙해 투자를 위한 사람들로 대부분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부 조모(65·여)씨는 회비로 1800만원을 내고 A투자클럽을 통해 총 1억5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나 -50%의 투자금 손실을 봤고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회비로 1699만원을 내고 투자권한을 A투자클럽에 일임해 총 1억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나 -10% 이상의 손실을 봤다. 일부 종목은 -45% 이상의 손실이 나기도 했다.

또한 A투자클럽 남 대표 등 2명은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 2개를 만들어 약 11억원을 비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 대표는 아버지가 운행하는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량 리스 비용을 법인 운영비로 지급한 것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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