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마 공급 늘리고, 국민이 행복한 말산업 창조할 터"

김낙순 마사회 회장이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마사회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2022년에는 PART1 경마시행국으로 도약해 국제경주를 개최하는 등 경마선진국으로 성장하겠다"

김낙순 신임 한국마사회장(61)이 취임 후 홈페이지에 실린 인사말에서 이같이 밝힌 데 이어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부근 한식당에서 가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승용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승마 경비가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승용마 관리체계를 확립하고 보급을 확대해 승마 경비 줄이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마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레저 스포츠"라며 "한국경마는 1920년대에 태동한 이후 94년 만에 세계경마 2부 리그격인 PART2 경마시행국으로 격상됐을 정도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이어 "세계적 수준의 국제경주를 개최하고 경주실황을 해외에 송출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을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 경마에서 PART 등급은 전 세계 경마시행국가의 경마선진화 수준을 측정해 이를 등급화한 것으로, PARTⅠ에서 PARTⅢ까지 총 3 등급으로 구분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시행국임을 나타내는 PARTⅠ 국가는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16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2004년부터 PARTⅢ 국가로 분류돼 왔다. 

PART 등급의 승격을 위해서는 아시아경마계획위원회(APC), 국제경주계획위원회(IRPAC), 국제경마연맹(IFHA), 국제경주마경매회사협회(SITA) 4단계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한국은 2016년 4월 1일 국제경주마경매회사협회로부터 최종 승격 승인을 받았다. 공식적인 PARTⅡ 국가 등재는 같은 해 7월 1일부터 적용됐다.

PARTⅡ 승격은 국산 경주마들의 몸값 상승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경주마들이 한국에서 치러지는 블랙타입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높은 몸값을 받고 해외에 수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 경주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어서 한국마사회가 추진 중인 경마중계 수출사업도 탄력을 받게 된다. 

PARTⅡ 이상 국가에서 시행하는 일부 대상경주가 블랙타입경주로 지정된다. 해당 경주의 1~3위마는 전 세계 경매명부에 특별표시돼 경매시장에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이때 경매명부에 검은색으로 특별표시(Black type)돼 해당 경주를 블랙타입경주라고 부른다. 
 
경마선진화를 위한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승마 대중화 방안을 밝힌 것으로 보도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낙순 마사회장은 "말산업 육성에 과감하게 투자할 방침"을 밝히고 "좋은 승용 씨수마를 수입해 여러 축산 농가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승마 활성화를 위한 관광산업 연계방안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오면서 국내 승마 인구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승용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승마 경비가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향후 승용마 관리체계를 확립하고 보급을 확대해 승마 경비 줄이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지난달 2일 말산업 육성 2차 종합계획을 통해 경마 PARTⅠ진입과 승마 대중화를 목표로 한국형 승마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한국경마의 PARTⅠ 진입을 위해 사계절 전천후 실내언덕주로를 신설하고 우수 외국산마 도입조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또 신규 경마장을 설치하고 국제경주 개최 및 해외 경마 원정 시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농어촌형 승마시설 등 말산업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고 농촌관광 승마 활성화로 말산업 산업규모를 키워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4만4000명인 승마인구가 향후 6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유소년 승마를 활성화하는 등 한국형 레저 승마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활승마 기반 치유형 승마보급, 재활승마센터 확대 등 사회약자층에 대한 배려 강화로 말산업의 사회공익적 역할이 확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김낙순 회장은 마사회가 경마보다는 말산업 육성의 중추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낙순 회장은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경마를 통한 이윤 확대는 홍콩, 마카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하고 "지금부터라도 장기계획을 마련해 승마 대중화를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낙순 마사회 회장은 충남 출신으로 천안농업고등학교와 서경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정책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서경대 대학원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영구아트무비 대표를 역임했고, 서울시의회 4~5대 의원과 열린우리당 17대 국회의원(서울 양천구 을)을 지냈다.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문화예술관광학과 초빙교수로 1년간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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