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듀랑고’ 서버 장애 이용자 이탈 우려...펍지·펄어비스 맹추격 대항마 부상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2017'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업계를 주도하는 이른바 ‘3N’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맹추격하는 중견 게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신작 게임 등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3사는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매출의 46%를 차지하며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넥슨이 6년간의 개발 끝에 야심차게 내놓은 모바일 게임이 출시 당일부터 서버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등 오류 사태가 불거지면서 3강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를 기대했던 다수의 이용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각종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

넥슨은 지난 25일 ‘약속의 땅: 듀랑고’를 출시했다. 하지만 250만명에 달한 사전예약자가 한 번에 몰리며 게임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등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더구나 출시 첫날부터 나흘 간 반복되는 오류와 점검으로 정상적인 게임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듀랑고는 넥슨이 2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한 기대작이었다.

특히 넥슨이 보상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흘간 게임 접속에 불편을 겪은 것에 비해 보상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넥슨은 게임 아이템 3종(동물치료제, 강력 피로회복제, 건강 회복약)을 보상책으로 제공했지만 이는 과거 타 게임사가 비슷한 문제로 제시한 보상책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신작 출시가 본격화되면 많은 이용자들이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이용자들 사이에선 구체적인 게임명까지 언급되며 빨리 출시되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7'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부스. 사진=조성호 기자

펍지‧펄어비스 대항마로 우뚝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중견 게임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펍지가 게임업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펍지는 중견 게임사 블루홀의 자회사로, 지난해 4월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판매액 5000억원, 기업가치는 5조원을 넘어서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스팀 역사상 최초로 동시접속자수 300만명을 돌파한 배틀그라운드는 유료게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3000만장을 넘어서며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3N의 강력한 대항마로 불리고 있다. 올해는 온라인 게임인 ‘에어’도 출시할 예정이다.

펍지는 지난해 연말부터 카카오게임즈와 한국 서비스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텐센트와 협력해 한국와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에서도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향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펄어비스 또한 펍지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중견 게임사다. 펄어비스가 개발한 PC온라인 게임인 ‘검은사막’ 역시 해외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낸 게임으로 현재 북미와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대만 등 15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한 바 있다. 펄어비스의 주가는 31일 기준 25만1200원으로 공모가 10만3000원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단숨에 주식부호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출시 예정인 ‘검은사막 모바일’의 사전예약자가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모바일 게임에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전 예약자 300만명을 돌파한 게임은 그동안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밖에 없었을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로 그만큼 시장에서의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플랫폼을 모바일로 다변화하면서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 지역이 확대되면 매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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