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텍 영국공장 준공 유럽 공략...SK하이닉스 반도체 신화 재현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올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반도체 마법이 제약사업에서도 재현될까. SK미래 신수종 사업인 제약부문의 첫 해외 진출을 두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최 회장은 6년 전 현대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해 D램 시장점유율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로 탈바꿈시켜 투자의 귀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현대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할 당시 반도체 불황과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상황,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후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악재가 터지면서 독배를 마셨다는 시선이 많았다.

30일 재계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해 인수한 영국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스워즈 공장이 SK간판을 달고 유럽 제약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지주사인 SK가 100% 지분을 보유한 SK바이오텍이 최근 개소식을 열고 영국 현지 첫 한국기업의 제약사업 진출을 알린 것. 이는 최 회장이 2년 전 미래 신수종 사업 부문으로 거론한 제약, 반도체 소재, 글로벌에너지, ICT(정보통신기술) 중 하나가 윤곽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스워즈 공장은 유럽 내 최고 난이도ㆍ고부가 제약 제품을 연간 8만1000리터 가량 생산 가능한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항암ㆍ항바이러스ㆍ당뇨치료제ㆍ심혈관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 등 최고 수준의 난이도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으로부터 이 공장을 국경 간 거래로 인수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마법 재현 여부 관심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의 반도체 마법이 해외에 진출한 제약 사업에도 재현될 것인가의 여부다. 이는 SK하이닉스가 2009년 반도체 경기의 침체로 인해 매물로 나오고, 2012년 SK에 인수되면서 성장세를 이어온 것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 회장의 결단이 컸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2011년 흑자에서 2012년 적자로 돌아설 때, 최 회장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3조7200억원을 냈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반도체 사업 투자가 적기에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D램 시장점유율 28%로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는 삼성전자로 시장점유율은 45%다.

지주사인 SK가 100% 지분을 보유한 SK바이오텍이 25일(현지시각) 영국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스워즈 공장 개소식을 가졌다. 사진=sk(주)

시장 성장 가능성

최 회장의 마법이 제약부문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긍정적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규모는 214조 7000억 원(약 2000억 달러)으로 오는 2025년이면 536조 7500억 원(5000억 달러) 규모로 커진다. 연간 7조 5180억 원(70억 달러)인 CMO(위탁생산기업: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시장은 같은 기간 32조 220억 원(3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인구 고령화와 의학기술 발달 등으로 바이오 제약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난치ㆍ희귀질환을 극복하려는 관련업계 연구도 최 회장의 마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R&D를 통해 신약 개발에 투자하면서 시장 성장을 견인하기 때문. 이는 글로벌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SK바이오텍 영국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유럽 공략 전초 지기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국내외 최대 총 100만 리터급으로 생산 규모를 끌어올려 글로벌 Top 10 CMO 회사로 SK바이오텍을 성장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만약 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기업가치는 4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SK바이오텍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이달 초 미국에 마케팅법인을 신설하고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을 양분하는 유럽과 북미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SK(주)관계자는 “CMO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유럽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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