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블록체인 사업에 142억원 투입…“산업 확산 원년 삼을 것”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중심 산업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잇단 가상화폐 규제 논란과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니텍, 시큐브, 한컴시큐어, 파수닷컴 등 정보보안 관련주들이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 ‘2018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를 블록체인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로 ‘블록체인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기술 발전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우선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과 블록체인간 상호 연동 기술 개발 등 블록체인 핵심 기술 개발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블록체인 실증시범 사업 예산은 지난해 14억원에서 올해 42억원으로 3배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과 별개로 국내외에서 가상화폐 해킹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도 보안주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해킹 유출사건 등 가상화폐를 노린 해커들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보안 강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니텍은 정부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에 대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특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ISMS 인증을 의무화함에 따라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KT와 블록체인 기반 통합인증과 권한관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올 1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솔루션은 기존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에 더해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의 통합인증‧권한관리를 지원한다.
정보보호 전문기업 시큐브는 최근 커널레벨 암호화 및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커널 메모리에서 보안 결함이 발견돼 큰 파장을 일으킨 인텔 CPU로 인해 운영체제(OS) 커널레벨 암호화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큐브는 커널레벨 암호화 시장 개척과 더불어 암호화 기술을 토대로 독창적인 블록체인 보안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2016년 일본법인을 설립한 바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미국법인 설립도 마쳤다.
한컴시큐어는 한글과컴퓨터그룹의 보안솔루션 계열사로 지난해 12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링크의 월렛(가상화폐 지갑) 보호에 보안 기술을 적용하며 블록체인 관련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코인링크 외에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4~5곳과도 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삼성SDS 사내벤처로 출발한 파수닷컴은 지난 18일 올해 상반기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문서 플랫폼 ‘랩소디’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나흘 만에 80%넘는 급등을 보이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랩소디는 문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모든 버전의 문서를 자동으로 수집‧관리해 보관시점과 원본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면 문서의 검증과 기록, 보관 등 데이터 신뢰성 향상과 함께 랜섬웨어와 같은 외부 해킹에 대한 보안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증권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데다 정부 역시 기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들 기업에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