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뿌리고 칼로 위협 난동...회장과 임원진 공갈 및 사기 혐의 구속영장 청구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황병주)는 지난 22일 고엽제전우회장 이모씨, 사무총장 김모씨, 사업본부장 김모씨 등 고엽제전우회 임원 3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공갈 및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검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아파트택지특혜분양 의혹을 받고 있는 고엽제전우회 회장과 임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암암리에 진행돼 베일에 쌓여있던 고엽제전우회 관련 의혹이 사실러 드러난 것이다. 

이 회장 등은 지난 2013~2015년 고엽제전우회가 토지주택공사로부터 경기 성남 소재 위례신도시, 오산 세교지구 등 부지를 특혜 분양을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주목해 할 점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 공고 내용에 국가보훈처장 추천서를 단서 조항으로 달았고 고엽제전우회가 단독 응찰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이 회장 등은 2013년 경기도 성남시 위례신도시 아파트 부지 1만2700평을 토지주택공사부터 분양받는 과정에서 A건설을 ‘고엽제전우회 주택사업단’이라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소개했다. 

하지만 ‘특혜성 분양’을 요구하는 이 회장과 A건설 B대표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난색을 표했고 급기야 이 회장은 협박의 수단으로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을 동원해 토지주택공사 관련 사업본부장 사무실을 점거하고 장기간 무단 농성을 벌였다. 

이들의 만행은 상식을 초월했는데 고등어나 인분을 사무실에 뿌리고 옷을 전부 벗고 칼을 들고 위협하는 등 방식으로 난동을 부린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더불어 담당 직원의 집 앞에 찾아가 “자녀를 학교로 등하교시켜 주겠다”며 가족들에게까지 공갈 협박을 가해 해당 직원은 이들을 피해 이사를 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토지주택공사 사장에게 “선친의 묘소를 파헤치겠다”고 공갈 협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고엽제전우회를 관리 감독해야하는 국가보훈처는 당시 토지주택공사에 “고엽제전우회 사업을 지원해달라”며 당시 박승춘(71) 국가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공갈과 협박 덕분에 고엽제전우회의 위탁을 받은 A건설은 위례신도시 아파트 부지를 1836억원에 분양 받아 200억여원이 넘는 순이익을 남겼다. 이 중 수억원의 불법자금이 이 회장 등 임원들에게 흘러들어 간 것으로 검찰은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 회장과 임원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오산세교 신도시에서도 아파트 부지를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조사결과 A건설은 2015년 6월 토지주택공사와 수의계약을 통해 경기도 오산시 오산세교지구 아파트 부지 1만8405평을 866억여원에 분양받았다. 

검찰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특정 조건을 단 분양 공고를 내고 고엽제전우회가 당시 국가보훈처장 명의 추천서를 받아서 분양받는 일련의 과정속에서 생성된 막대한 불법자금이 고엽제전우회로 흘러갔다. 이 자금이 보수단체의 관제데모 지원에 쓰였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고엽제전우회 특혜 분양을 둘러싼 의혹에 박승춘(71) 당시 국가보훈처장도 적극 개입됐는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 전 처장은 국가정보원의 지원을 받아 편향된 정치교육을 한 혐의 등으로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앞서 고엽제전우회의 위탁을 받은 A건설 B대표는 지난달 23일 구속됐고 이 회장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4일경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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