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투자한 제주 리조트사업권 비밀리에 중국에 매각했다 발각 '충격'
사상 첫 공군출신 김도호 이사장 "신성장사업 발굴로 안정적 수익원 확보"

김도호 군인공제회 제14대 이사장. 사진=군인공제회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1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군인공제회 제14대 이사장으로 김도호 전 공군 인사참모부장이 취임했다. 공군 출신 이사장은 군인공제회가 설립된 지 34년 만에 처음이다. 김 신임 이사장은 "신 성장 사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인공제회의 투자 손실이 거듭됐다는 점에서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군인공제회 김도호 전 공군 인사참모부장 22일 취임…설립 이후 첫 공군 출신

김도호(62. 사진) 전 공군 인사참모부장이 22일 제14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군인공제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전 임·직원 및 산하사업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예비역 공군소장인 김도호 신임 이사장은 군인공제회 설립 34년 만에 첫 공군 출신이다. 

김도호 이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17만 회원의 소중한 자산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라는 지상명령을 받고 이 자리에 섰다"며 "현역, 군무원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제도발전과 회원복지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호 이사장은 이어 "시장 변화에 부합된 자산운용과 신 성장 사업의 적극 발굴을 통한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자산규모 10조 원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선진화된 경영관리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분발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도호 신임 이사장은 공사 28기로 임관해 공군본부 전력소요처장,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 16전투비행단장, 공군 인사참모부장을 역임했다. 예편 후 스타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해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과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했다. 

군인공제회의 부실경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식투자 손실을 비롯해 자회사 관리 등에 대한 지적은 매해 국정감사의 단골 메뉴다. 

'마이너스의 손' 군인공제회…직접 주식투자 825억 손실 전문성 부족 비판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제주도 리조트 사업권을 비밀리에 중국자본에 매각했다가 발각된 경우다. 군인공제회는 2015년 5월 200억원을 투자한 제주도 리조트 사업권을 중국자본에 매각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우려해 허가권자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매각계획을 숨겼다. 

제주리조트 사업은 군인공제회가 2006년 ㈜록인제주를 시행사로 세우고 자본금 100%를 투자해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 79만5016㎡(24만914평)에 호텔과 콘도, 연수시설을 개발하려 한 프로젝트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수익성 논란이 일자 사업지분 90%를 중국자본 지유안㈜에 매각했다. 나머지 지분 10%도 3년 만기 풋옵션 계약으로 2018년 5월 매각이 확정된 상태다.

군인공제회 김도호 신임 이사장이 취임사를 하는 모습. 사진=군인공제회

직접 투자에 따른 손실도 만만치 않다. 군인공제회 관련 자료를 보면 2016년 5월 말 현재 군인공제회는 1조1743억 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해당 시점의 시장가치 평가액은 1조918억 원에 그쳐 825억 원의 손실이 발생, 논란을 자초했다. 

특히 군인공제회가 직접 투자한 주식일수록 손실이 컸다. 군인공제회가 외부에 투자를 일임한 주식들은 1357억 원을 투자해 1399억 원으로 평가돼 42억 원이 상승한 반면 군인공제회가 직접 운용한 5682억 원은 5131억 원이 하락했다. 직접운용에 투입된 5682억 원은 전체 주식투자 금액의 48.3%에 달해 전문성 논란이 일었다. 

이와 함께 군인공제회 자회사가 퇴직군인들의 일자리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2013~2016년 군인공제회 5개 자회사인 C&C, 엠플러스 F&C(주), 공우이엔씨(주), 대한토지신탁(주), 엠플러스 자산운용(주)의 공모직 임원 31명 가운데 21명(67.7%)은 퇴직군인(18명), 국방부 공무원(2명), 군인공제회(1명) 출신이었다. 

또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자회사 ㈜HK자산관리의 부실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록인김해레스포타운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HK자산관리는 2016년 12월 말 현재 자본금은 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6000%가 넘을 정도로 재정상태가 부실하다. ㈜HK자산관리에 영구채를 발행한 한국캐피탈 역시 부채비율이 669%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실정이다. 군인공제회는 이와 관련 자회사인 한국캐피탈㈜과 HK자산관리㈜간 관계일 뿐 군인공제회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군인공제회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산을 운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군 출신 이사장인 까닭에 외부에서 볼 때는 전문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금융부문이사와 건설부문이사를 비롯해 증권운용본부장, 투자전략실장, 리스크관리실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전문성은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98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장관의 승인을 얻어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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