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한반도 주변정세 재조명, 1989년 최초 발굴후 29년 만에 지정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전북 남원 인월면 두락리와 아영면 유곡리 가야 고분군이 호남지역 가야문화유산 중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두 고분군은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각종발굴조사와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5∼6세기 경 남원 운봉고원에 존재했던 가야와 백제, 당시 한반도에 자리 잡았던 세력들의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과 남원시는 23일 두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 예고했다. 또한 30일간 사적 지정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받은 다음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남원 가야 고분군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예고는 호남지역 최초의 가야유적 사적 지정 예고 사례로 전북가야 유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1989년 5기의 고분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발굴조사가 시작된 두 고분군은 그동안 정밀지표조사 등이 진행돼 왔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남원 운봉고원 지역을 지배했던 가야계 최고위층 권력자의 무덤군으로 보이며 현재 40여기의 대형 무덤군이 존재한다. 

이 무덤들 중에는 직경 20m가 넘는 초대형 무덤들도 상당 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사적 지정 예고된 고분군의 범위는 40필지 9만8225㎡로 무덤의 전체 분포권에 해당된다.

또한 이 고분군은 그동안의 조사에서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는 물론 일부 백제계 횡혈식 석실분(굴식 돌방무덤)이 확인됐다. 그리고 약 210점의 철기류와 110점의 토기류도 출토됐다.

특히 지난 2013년에 실시된 32호분 발굴조사에서는 길이 7.3m 내외의 대형 수혈식 석곽묘가 확인됐다. 그 내부에서는 가야영역권에서는 최초로 출토된 청동거울(수대경)과 금동신발 등의 최고급 위세품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무덤 축조 방법에 있어서도 판축기법을 통한 봉토의 조성, 주구(흙채취 및 배수를 위해 무덤 주변에 두른 구덩이)의 조성, 석곽 축조 시 목주(木柱)의 이용 등 삼국시대 최고의 기술력이 동원된 것으로 밝혀져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고분군은 지난해 2월 사적을 신청했고, 문화재청에서 현지조사를 두 차례 걸쳤다. 이변이 없는 한 2월~3월경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으로 지정된다.

김인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북 가야유적은 우선 주요유적에 대한 집중발굴 및 고증을 통해 실체를 규명하고 국가 사적지정에 중점을 두고 지원해 나가겠다”며 “전북 가야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은 물론 정치권 및 시군과 공조해 국가예산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출토유물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