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줄다리기만 5개월 째…대신F&I "강남 집값 고려 늦어지는 듯"

'나인원(Nine One) 한남'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시행사는 대신금융부동산그룹 대신F&다. 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대신부동산금융그룹이 고공 행진중인 강남 집값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의해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인 대신F&I가 신청한 분양보증 승인이 막혔기 때문이다.

HUG 측은 3.3㎡ 당 6000만 원대인 평균 분양가를 더 낮추라는 입장인 반면 대신F&I는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HUG 측의 태도를 두고 강남 집값 오름세를 잠재우려는 정부 측 의견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나인원 한남은 강남 압구정과 반포를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해 넘긴 '나인원 한남' 분양가 줄다리기…3.3㎡ 당 6000만 원대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나인원(Nine One) 한남'의 분양이 두 달 넘게 공전중이다. 애당초 지난해 11월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받지 못해 늦어지고 있다. 

나인원 한남은 지하 3층, 지상 5~9층 9개동, 총 335가구로 건립된다. 전용면적별 공급 가구수는 206㎡ 170가구, 244㎡ 93가구, 273㎡(복층형) 43가구, 전용 244㎡ 펜트하우스 26가구, 펜트하우스 3가구다. 평당 평균 분양가를 6000만 원대다. 이는 지난해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기록한 최고가 4750만 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높은 분양가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려는 정부에게 부담이다. HUG의 분양보증 승인이 늦어지자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신금융부동산그룹 계열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12월 초 나인원 한남 분양보증 신청서를 HUG에 제출했다. HUG와 3개월간 실무 협의를 통해 평균 분양가를 6000만 원대로 정했다. 당시 HUG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11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보증 신청 기준을 제시, 인근 한남더힐 평균 시세인 6350만 원보다 낮게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인근 지도. 자료=네이버 지도 캡쳐.

만약 분양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HUG가 분양보증을 거절할 수도 있어 대신금융부동산그룹은 난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앞서 대신 측은 2016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외인주택부지 6만677.2㎡를 최저입찰가격 6131억 원보다 많은 6242억 원에 매입했다. 대신F&I는 2017년 8월 중도금반환부채권 유동화를 통해 중도금을 조달했으며, 총사업비는 1조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외부 차입금을 기반으로 투자를 수행하고 있어 향후 자금 조달 금리 상승과 자금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익력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UG 관계자는 "지난달 초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서류가 접수됐고, 현재 분양가 등 협의 중에 있다"며 "다만 (분양가 결정에 대한) 뚜렷한 결과가 없어 분양보증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금융부동산그룹 관계자는 "분양가를 두고 가격 차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강남 집값의 상승을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을 고려해 늦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신F&I는 종속회사인 디에스한남이 진행하고 있는 한남동 외인주택부지 공동주택 건설 및 분양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시일로부터 12개월 이내 분양률이 30%에 미달하거나, 18개월 이내 분양률이 50%에 미달할 경우 각각 250억 원씩 추가 대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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