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매출 성장 매력…토종 인수 자금-사모펀드 부정적 반감 관건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CJ헬스케어 인수전이 토종 한국콜마와 노련미의 3곳 다국적 사모펀드로 압축되면서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높고, 매출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알짜배기 기업이어서 서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증권가 및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CJ헬스케어 인수전이 4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들 기업은 토종기업 한국콜마와 한국계 한앤컴퍼니, 외국계 칼라일과 CVC캐피탈 등이다. 이를 크게 보면 한국콜마와 다국적 사모펀드의 대결 구도다.
CJ헬스케어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는 이달에 이들 인수 적격 예비후보의 내부 실사를 마무리하고, 빠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본 입찰도 이 스케줄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여 최종 인수자는 2월 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알짜배기 매력
CJ헬스케어 인수는 알짜배기 기업이라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최근 CJ헬스케어 만성 동맥폐색증 치료제 안플레이드 시리즈가 사포그릴레이트(Sarpogrelate) 성분 시장에서 중 최초로 누적 처방액 200억원을 돌파한 것도 이를 잘 설명해준다.
실제 CJ헬스케어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08억원, 6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5%에 이른다. 국내 상위제약사 영업이익률이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알짜 기업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CJ헬스케어 인수가는 관련업계에서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은 1조원 이상의 인수 대금과 함께 CJ그룹 동일 수준의 복지 제공 및 100% 고용 승계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CJ헬스케어 사업부 소속 직원은 1200여명 규모다.
유력후보 한국콜마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 유력 인수 후보로 한국콜마가 거론된다. 외국계 사모펀드 인수합병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향후 사업 지속 영위성과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ㆍ생산(ODM)회사로 관련업계 선두업체다. 이 기업은 국내 최초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CGMP와 국제기준 CGMP인 ISO22716를 인증 받은 바 있다.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기존 화장품 부문과 함께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관건은 1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달렸다. 현재 한국콜마의 유동성 자금은 계열사까지 동원해도 1조원 안팎이다. 한국콜마의 연간 매출은 6700억원 가량으로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2016년 기준 약 1600억원에 불과하다. 한국콜마는 최근 공시를 통해 CJ헬스케어 인수 검토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CJ헬스케어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인수 시 의약품 유통망을 확장할 수 있고, 현재 주력사업과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콜마는 자체 제약CMO(위탁생산)사업과 계열사 콜마파마 등을 통해 신약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사모펀드 부정적 반감 넘어야
나머지 CVC캐피탈ㆍ한앤컴퍼니ㆍ칼라일 3곳의 다국적 사모펀드도 유력 인수 후보군이다.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사들인 후 규모를 키운 뒤 매각한 경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CVC캐피탈은 두산그룹으로부터 KFC를 인수해 최근 KG그룹에 되팔았고,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해 이익을 개선해 몸집을 키웠다. 칼라일은 2014년 ADT캡스를 인수해 최근 매각 작업은 진행 중에 있다.
이들 사모펀드는 인수시 구조조정 등에 대한 부정적 반감이 넘어야 할 산이다. 외국계나 한국계 상관없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감원은 물론 사업부문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의 이익 개선을 위해 인수 후 투자와 고용을 줄였다. 사모펀드 인수합병시 대기업 로열티를 외국계 회사를 통해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효과는 누릴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인수전이 벌어지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다. 구조조정 등 총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업의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주요 수익 원천이 결국 인수 기업의 경영상 수익이 아닌 피고름을 짜낸 탓이 크다. 이는 관련업계에서 제약업을 영위하는 한국콜마를 인수후보자 1위로 꼽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