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인수에 적극적...삼성-한화 '주주간계약'이 관건

삼성그룹이 보유 중인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울산 한화종합화학.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삼성그룹이 보유 중인 1조원대 규모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이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각각 보유 중인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매각한다고 결정했다. 매각주간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으며, 거래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IBK투자증권 PE(사모펀드)와 스톤브릿지, 베인캐피탈, 한국투자증권계열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IB업계 주요 사모펀드들이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에 나섰다.  

석유화학 업계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의 새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래 규모가 크고 삼성과 한화 간의 주주간 계약이 체결된 만큼 석유화학 산업의 이해도가 높은 곳이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남겨진 지분 24.1% 매각 나서는 삼성

삼성그룹은 지난 2015년 한화그룹과 '화학부문 빅딜'을 체결했다. 삼성그룹 산하의 삼성종합화학을 한화그룹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당시 모든 지분을 한화그룹에 넘기지는 않았다.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0.05%와 4.05%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 것. 빅딜로 인한 한화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향후 회사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꾼 한화종합화학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4년 1조731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8101억원으로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2억원에서 5459억원으로 탈바꿈했다. 삼성 시절에는 적자기업으로 분류되던 천덕꾸리기 신세였지만, 한화그룹으로 소속을 바꾸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한 셈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화그룹이 석유화학을 집중육성할 방침인 만큼 앞으로의 미래도 밝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굳이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관계자들은 한화종합화학이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바로 지금이 지분매각의 최적기라고 삼성이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고치를 찍은 만큼 보유 지분을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분매각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현재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신수종 사업으로 삼은 바이오부문에 대한 투자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삼성SDI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해 해당 사업분야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컨소시엄과 한국투자파트너 등 대형 PEF 인수 참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번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에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세가 높고 미래가치도 뚜렷한 만큼 인수후보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대형 PEF들도 있다. IBK투자증권 PE본부와 스톤브릿지캐피탈, 한국투자증권 계열의 한국투자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이 이미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스톤브릿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중동계 투자자들도 이번 인수전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인수자는 삼성그룹이 보유한 주식매도청구권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은 2015년 빅딜 당시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중 주식매도청구권은 한화그룹이 2022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지 않을 경우 일정금액에 되팔수 있는 권리를 삼성그룹에 부여했다. 

이밖에도 삼성과 한화는 ▲기업공개시 한화가 삼성 보유 지분을 우선 살 수 있는 매출우선권 ▲삼성의 잔여 지분 매각시 한화의 우선매수청구권 ▲한화종합화학 3자 매각시 한화-삼성 동반매각권 등의 주주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한화의 반응이다. 삼성으로부터 승계되는 주주간계약을 한화가 용인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임원은 이와 관련 "한화 입장에서는 자기 계열사의 주식을 다른 회사들이 높은 가격에 사고파는 것에 대해 불쾌할 수 있다"면서 "삼성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한화의 비위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매각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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