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동갑 김정은 위원장 전 애인으로 알려져 스포트라이트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15일 남북 실무접촉에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참석하고 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단장 현송월이 지난 15일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해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모습을 드러냈다.

현송월은 지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을 추진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핵미사일도발을 연상시키는 무대 배경화면과 전쟁을 도발하는 듯한 공연구성 및 연출로 중국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당시 중국 당정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공연을 불과 몇 시간을 남겨 놓고 돌연 취소하며 귀국하는 ‘대좌 계급장의 여성 악단장’ 현송월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거침없는 그녀의 대처와 함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관계가 집중조명됐다.

현송월은 1994년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하고 왕재산경음악단과 보천보전자악단 등 공연 무대에서 1995년 무렵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활약했다.

1995년 왕재산경음악단 무대에서 〈장군님과 해병들〉 노래를 불러서 크게 알려졌는데 이후 보천보전자악단 공연에서 부른 〈준마처녀〉(1999년)는 북한 현지에서 그녀의 대표곡으로 불리운다. 띠동갑 김정은과 만나며 그의 여자친구로 알려졌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둘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아 결국 군 장교와 결혼했다는 설이 있다.

또한 2014년 5월 17일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김정은의 전 여자친구로 동료 가수들과 함께 음란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2013년에 총살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진 북한 여가수 현송월이 북한 국영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한바 있다. 

현송월이 지휘하는 모란봉악단은 2012년에 김정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만들어졌는데 전국 순회공연까지 펼치며 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음악통치’ 선봉을 맡고 있다. 

현 단장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은 100여명 남짓이다. 통일부가 발간한 2017년도 북한주요기관·단체 인명록을 보면 당중앙위원회 위원은 129명, 후보위원은 106명이다. 전체 서열 200위권 안팎의 최고 엘리트층에 포함된 것이다. 

그녀의 위상은 이번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에서도 유감 없이 드러났는데 대표단 명단에서는 3번째로 호명됐으나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는 단장 바로 뒤에 서서 남측 대표단을 영접했다. 실무접촉 전체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기까지 그녀가 보여준 행동은 ‘실세’의 자신감으로 읽혀진다. 

또한 모든 대표단이 무채색의 갈색 표지의 서류철만 갖고 있는 데 반해 현 단장은 녹색 가죽으로 만든 고급 클러치 백을 회의장 테이블에 개의치 않고 올려놓았다. 그녀가 들었던 백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제품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인터넷에 넘쳤다.  

클러치 백은 진품일 경우 판매 가격이 2500만 원에 달한다. 논란이 일자 에르메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특정 디자인으로 나와 있는 제품 중에서 현 단장이 들고 나온 것과 같은 디자인이 없다. 영상을 돌려봤지만 우리 제품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현송월은 과거 공연을 위해 중국을 찾았을 당시 역시 프랑스 명품인 샤넬 백을 들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어 에르메스는 아니더라도 다른 명품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서방사회에서 대북 수출을 금지한 사치품목이 어떻게 북한에 들어갔는지를 놓고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실무접촉 우리 측 대표로 참가했던 이원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마친 후 ‘실무접촉에서 북측 현 단장이 어느 정도의 발언권을 가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평등하게 발언했다”며 실무접촉 수석대표가 아닌 현 단장에게도 어느 정도 이상의 발언권이 있었음을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위상을 인지하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며 “북측 예술단에 관해 현 단장이 실질적인 단장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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