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는 여직원 폭언‧협박, 이사장은 차명계좌 개설…새마을금고중앙회 관리감독 허술

수원 팔달 새마을금고 본점. 윤정재 이사장은 현재 이곳을 포함해 수원 팔달 지역 내 6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수원 팔달 조합의 위법과 논란 행위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방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해야 할 고위직 인사들의 범죄 행위에 준하는 행동에 감봉이라는 징계를 내려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통상 금융관련 업계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횡령 또는 배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최소한 정직 처분이나 최대 면직 처분을 받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 소재 팔달 새마을금고(이사장 윤정재)가 임원의 갑질에 이어 이사장의 초법적인 행태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전무가 직원들에게 강요와 폭언, 협박까지 일삼은데 이어 이사장은 차명 계좌를 개설해 부당 이득을 취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개월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만 취해놓고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이 같은 범죄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팔달 새마을금고 안 모 전무는 전 직원들에게 특정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당비를 납부하라는 강요를 해온 혐의로 경찰 조사 중이다. 특히 안 전무는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시기에도 여직원에게 폭언과 차별을 지속적으로 가해왔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상황. 새마을금고법 제5조는 정치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안 전무는 자신이 이 같은 일로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르자 직원들에게 “의리를 지켜라”라며 “옛날 같았으면 이미 귀싸대기 때렸다”라고 말해 협박과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임직원들의 불법 행위를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윤정재 이사장은 2007년부터 직원 명의로 4억5000만원 규모의 23개 차명계좌를 만든 것이 밝혀지면서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이사장 역시 직원들에게 명의를 빌리겠다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렇게 만든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 탈세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15%대인 일반 과세에서 1%대인 우대 세금으로 갈아 타 14%포인트 정도의 이자 수익을 본 것. 이렇게 나온 이자 소득은 모두 자신의 부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됐다.

경기도 수원 소재 팔달 새마을금고. 사진=조성호 기자

기자가 찾은 13일 팔달 새마을금고는 주말을 맞아 셔터를 내린 모습이다. 이날 수원 지역은 새벽부터 많은 눈이 내렸지만 건물 내 ATM 기기로 들어가는 계단은 누군가에 의해 말끔히 치워져있었다.

이곳 근처에서 커피를 파는 한 가게 주인은 “나도 저 새마을금고에서 주거래를 하고 있는 고객”이라며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인은 또 “이곳 상인들 대부분이 여기 새마을금고를 이용하고 있는 주거래 고객들”이라고 말했다.

윤정재 팔달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현재 팔달 본점을 비롯해 수원 팔달구 지역에만 총 7개의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우만, 영천, 인계1, 인계2, 우만2동 광교 지점이다.

팔달 새마을금고가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지만, 금고를 감독‧감시해야 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솜방망이 처벌로 이를 무마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8월 안 전무에게 1개월 감봉 처분을, 윤 이사장에게는 가장 낮은 징계인 ‘경고’ 처분을 내린 것에 그쳤다. 이에 대해 중앙회의 징계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안 전무의 폭언과 관련해 일부 부적절한 언행이 확인돼 주의 조치 및 건전한 직장문화 조성을 위한 특별교육 조치를 실시했다”면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징계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이사장의 차명계좌는 2007년에 발생돼 현재 5년이 지난 사건으로 실정법에 의한 과태료 처분이 불가능하다”면서 “하지만 내부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 역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내부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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