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발표, 공공의료분야 리베이트·진료 특혜 여전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강릉원주대치과병원과 삼척의료원이 국내 공공의료기관 중 가장 청렴도가 높았다. 이는 병원장의 반부패 의지·노력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반면 경북대병원·경상대병원·부산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중앙의료원은 청렴도가 가장 낮았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공공의료분야에는 불공정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했다.
15일 국민권익위원회는 2017년 공공의료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권익위가 지난해 9월부터 두달간 46개 공공의료기관에서 848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공공의료기관 평균 종합청렴도는 10점 만점에 7.64점으로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앙부처·지자체 등 573개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7.94점보다 0.3점이 낮다.
청렴도가 가장 높은 공공의료기관은 의료원 중에는 삼척의료원(8.53점)이, 국립병원 등에는 강릉원주대치과병원(8.52점)이 1등급으로 평가됐다.
반면 국립중앙의료원(6.65점), 경북대병원(6.61점), 경상대병원(6.54점), 부산대병원(6.48점)은 가장 낮은 5등급으로 나타났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부정청탁에 따른 업무처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청탁에 따른 업무처리는 6.32점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0.31점 하락한 것이다. 기관유형 중 대학병원 등(5.38점)이 가장 낮았다.
환자진료에서 가장 청렴도가 낮은 업무는 의약품·의료기기 구매, 환자 진료, 진료비 청구 3가지로, 청렴도는 7.31점에 불과했다. 이는 저조한 이유에 대해 부당한 의료 특혜가 빈번하고 환자의 이의제기를 적극적으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권익위는 분석했다.
리베이트 수단은 금품 등 직접 제공 방식에서 간접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서 물품구입비 지원 및 행사 협찬 등 공통경비 수수(8.5%→8.6%), 예약 대행 등 편의 수수(4.8%→5.4%) 경험이 증가했다. 부패사건으로 감점 수준이 높은 기관은 경북대학교병원(0.12점), 부산대학교병원(0.11점), 원자력병원(0.11점) 순이었다. 올해 공공의료 청렴도 측정에는 부패사건 발생, 진료비 과다청구, 리베이트 적발 등의 지표에 따라 35개 기관에 감점이 적용됐다.
공공의료분야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관장을 비롯한 전문의, 교수 등 고위직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공공의료기관 청렴도는 기관장의 반부패 의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장의 반부패 의지와 노력 점수(8.09점)가 높은 기관은 청렴도도 높았다. 실제 삼척의료원, 강릉원주대치과병원, 마산의료원 등 기관장 반부패 의지와 종합청렴도가 모두 높았다.
국민권익위 안준호 부패방지국장은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공통경비 수수, 향응 수수 등 의약품 리베이트와 부정청탁 관행이 여전하다"며 "취약 기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시책평가 대상에 포함시키는 한편 각급 기관은 지속적인 청렴 교육과 리베이트 행위의 적발·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각급기관의 청렴도 측정결과를 기관별 홈페이지에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해 국민들이 기관별 청렴 수준을 알 수 있게 하고 공공기관의 경각심을 높이는 등 청렴도 측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한층 높여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