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사들인 넥슨, 업비트 운영하는 카카오, 옐로모바일은 코인원 인수...업비트 주인은 엔터사 대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지배구조. 그래픽=서종열 기자

[민주신문=서종열기자] 가상화폐 열풍의 최대 수혜자는 투자자가 아니라 거래소?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가상화폐거래소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가상화폐거래소의 1일 수수료 규모가 이미 증권사의 거래수수료를 넘어 카드사의 순이익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수수료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얻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들의 주인은 누구일까. 민주신문이 가상화폐거래소의 지배구조를 살펴봤다. 

업계 빗썸의 대주주는 연예기획사 대표?

국내 가상화폐거래량 1위는 빗썸이다. 지난해 12월15일에는 일일 가상통화 거래금액이 5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근거로 빗썸이 최소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에도 빗썸의 지배구조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통신판매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빗썸의 법인명은 비티씨코리아닷컴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76%를 보유한 엑스씨피(XCP)다. 엑스씨피는 전자상거래 업체로만 알려져 있다. 

2대 주주는 10.6%를 보유한 코스닥상장사 비덴트다. 이 회사는 HD 디지털 방송장비 개발 및 제조, 판매를 하고 있다. 3대주주는 옴니텔로 8.4%를 보유 중이다. 옴니텔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빗썸의 주요 주주인 이들 3개 회사의 지분구조가 얽혀 있다는 점이다. 핵심 고리는 비덴트다. 비덴트는 엑스씨피는 지분 10%를 보유 중이며, 옴니텔 지분도 5.97%를 갖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빗썸의 주인은 비덴트로 보인다. 다시 진짜 주인을 보려면 비덴트의 지배구조를 살펴봐야 하는 셈이다. 

비덴트의 최대주주는 비트갤러리아 1호 투자조합이다. 지난해 10월10일 기준 14.47%로 1대 주주에 올라 있다. 대표 조합원은 김재욱씨다. 김재욱씨는 정우성, 고아라 등이 소속된 아티스트컴퍼니의 대표다. 

결국 빗썸의 지배구조는 김재욱 대표→비트갤러리아 1호투자조합→비덴트→엑스씨피+옴니텔→비티씨코리아닷컴으로 이어진다. 빗썸의 실질적인 주인은 김재욱 대표인 셈이다. 

빗썸의 주주명부에 이외에도 여러 사모펀드들의 이름이 올라있다. 동부증권이 0.7%를 보유 중이며, 위드원투자조합20호도 0.7%를 쥐고 있다. 이런 투자조합만 10개에 달한다. 

LS家 장손이 만든 코인원, 현재 주인은 옐로모바일

빗썸에 이어 두번째로 큰 거래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코인원이다. 코인원은 LS그룹과 인연이 있다. 코인원을 설립한 데일리금융그룹이 LS그룹 구자홍 명예회장의 장남 구본웅씨의 벤처캐피탈회사인 포메이션그룹의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메이션그룹이 지난해 8월 옐로모바일에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8만1166주를 1125억원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꿨다. 현재는 옐로모바일 계열사인 셈이다. 

옐로모바일은 126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IT업계의 공룡 지주회사다. 이곳의 최대주주는 이상혁 대표로 지분 28.65%를 보유 중이다. 옐로모바일은 지배구조를 보면 이 회사 아래로 11개의 중간지주회사가 있으며, 다시 115개의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해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지스시스템 지분 27.02%를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현재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다. 계열사가 너무 많아 관리에 어려움이 크고,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사업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배구조 개편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경영구조를 더욱 단순화해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 인수한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큰 그림

지난해 넥슨에 인수된 코빗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1호다. 가상화폐라는 개념조차 불분명하던 2013년 7월에 유영석 대표와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가 국내 최초로 거래소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이후 코빗은 자체적인 가상화폐를 선보이기도 했다. 바로 '코빗페이'다. 하지만 코빗페이 서비스는 지난해 말 종료됐다. 

코빗은 지난해 9월 게임회사 넥슨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은 지난해 9월 코빗 주식 12만5000주를 912억5000만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기존 보유 주식을 포함해 NXC가 보유한 코빗의 지분은 65.91%에 달한다. 

NXC의 코빗 인수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대표가 결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들은 "코빗은 수수료에만 집중하는 다른 거래소와 달리 가상화폐 관련 원천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모델(거래수수료)과 기술개발(블록체인 기술개발)이 모두 가능해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코빗은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거래소이면서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을 선보여왔다. 2014년 3월 비트코인을 저장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지갑을 시작으로 코빗페이를 6월에 선보였으며, 지난 2016년에는 국제송금서비스인 '하이픈'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의 해킹 사건 당시에는 '비트트러스트'라는 잔고증명서비스를 공개하며 가상화폐 안정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더 큰 그림을 보고 코빗을 인수한 것으로 분석한다. 바로 '게임머니'다. IT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통한 가상화폐를 게임머니로도 활용할 경우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넥슨은 "가상화폐 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코빗에 투자한 것"이라며 "넥슨이 당장 가상화폐 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출발은 늦었지만 그래도 1등 '업비트' 

4대 가상화폐거래소 중 가장 늦게 출발한 업비트는 카카오가 만든 가상화폐거래소라는 말이 퍼지면서 등장과 함께 곧바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안정적인 서비스와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많은 가상화폐를 취급하며 단숨에 전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업비트의 일 거래대금은 7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지만 업비트가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개발사인 '두나무'의 능력 덕분이다. 두나무는 카카오의 증권서비스를 개발한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카카오와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가 두나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퀄컴벤처스와 글로벌브레인, 우리기술투자, 에이티넘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 대성창투 등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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