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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건의 여시아문(如是我聞)] 개헌(改憲) 이제부터 시작
  • 김병건 기자
  • 승인 2018.01.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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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이 재석 185인 중 찬성 167인, 반대 3인, 기권 15인으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국회 개헌특위에서는 개헌 자문 보고서의 형태로 지금까지 논의돼왔던 개헌안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개헌특위 수십 차례의 회의 내용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진영 전쟁

국회 개헌특위의 내용은 상당히 진일보했다는 평입니다. 진보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문구 하나하나에 거부감을 표명하기도 합니다. 당장 보수언론에서는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 중간 아직은 사회적으로 합의가 필요한 의제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의 반응은 야당에서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국민의당도 이행자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초안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현행 헌법의 내용과 배치된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개헌을 통해 시장경제를 부인하고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로 전환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자문위 구성 당시 한국당이 여당이었고, 위원장도 한국당 이주영 의원이었다"면서 "(당시) 국회 개헌특위 36명 의원 중 12명이 한국당 의원이며, 21명이 야당 소속 의원"이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자문 그룹의 교수진들도 여야 비율에 따라 각 당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들이였으니 야당의 저런 비판이나 비난은 사실 자신들이 합의하고 비판하는 자승자박의 비판 일 것입니다.

논란들

어차피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을 말하지 않고 진영 논리가 우선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 대형 보수 언론은 ‘사회적’이라는 단어 하나만 가지고 사회주의 운운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조문이 119조 3항(다수의견) 국가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의 피해자들에게 징벌적, 집단적 사법구제수단을 보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요구했던 내용들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같은 비윤리적이고 비 도덕적인 기업을 경제주체로서 탈락을 시키자는, 결국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이 헌법 조문에 대해서 사회주의법이라고 합니다. 그럼 미국이나 EU도 사회주의자인지도 물어보고 싶어 집니다. 중소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사회적 경제는 사실 유승민 의원 대표발의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을 그 기본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사회적 경제란 구성원 상호 간의 협력과 연대, 적극적인 자기혁신과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사회서비스 확충, 복지의 증진, 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의 발전, 기타 공익에 대한 기여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말한다.”라고 했습니다. 보수 기독교에서 반발할만한 내용도 있습니다.

우선 ‘남녀평등’이라는 단어 대신 ‘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단어의 교체 때문에 많은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남녀평등’은 남녀 간의 신체적으로 발생되는 불평등의 문제이고 ‘성 평등’은 사회 역사적(구조, 환경, 문화)으로 형성된 차이(후천적)에서 발생한 불평등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신념에 의한 군 대체 복무도 헌법에 들어가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에서 반대할 명분과 이유는 분명하게 있습니다.

우려

저는 개인적으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의 국민 소환 부분이 우려스럽습니다. 국민의 주권자로서 잘못된 통치자 또는 국회의원을 소환해서 재신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동의 하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본다면 자칫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국민 청원의 부분은 조금은 심각합니다. 즉 전체 유권자 1%면 법률안을 발안할 수 있습니다. 아직 조문에 어떻게 넣을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회 개헌특위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 “제○○조 ① 국민은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분의 1 이상 서명으로 법률안과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발안할 수 있다. 국회는 국민이 발안한 법률안이나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원안대로 의결하거나 대안이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지금처럼 정치 팬덤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조직적으로 1%를 넘기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법률안이 정말 좋은 것일까요? 만약 6개월 이내에 다른 대안을 내놓으면 자동으로 국민투표로 하자는 내용입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1% 국민들이 형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보냅니다. 내용은 “전직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형사법에 의한 구속 구금을 당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다는 개헌의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헌법 1조 3항에서는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지방 재정 강화와 지방의회 권환 확충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법부의 장은 지금도 사법부의 권한 일 뿐입니다. 지역 고등법원장 또한 이번 기회에 국민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내용 지역별 자치 경찰 도입과 경찰 서장을 선출직으로 해야 하는 내용은 빠져 있습니다. 왜 아직도 지역 고등법원장은 서울에 있는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지역 경찰서장은 서울의 경찰청장이 임명해야 하는지 그 논리가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지역의 행정가와 입법자들 뿐만 아니라 국가권력도 지방에 위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똑똑한 시민, 그리고 국회의원

직업 신뢰도 조사를 해보면 정치인들은 수년째 최하위권에 있습니다. 즉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다수라고 해석하면 무방합니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원들이 지금 이원집정제 다시 말해서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만 하고 내각은 국회의원들이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국회 개헌 초안에도 권력구조에 대한 부분은 다양하게 서술하고 있지만 과연 국회의원들끼리 내각을 차지한다고 하면 이번 개헌안에 국민투표에서 통과가 될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야당이나 여당이나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만 가지고 선동하거나 선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개헌 과정을 언론 뉴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사실 확인을 하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점은 이번 개헌특위 자료는 대략 500페이지 남짓이고 그동안 회의록 공청회 자료까지 모두 합치면 대략 1만 페이지 조금 넘습니다. 개헌 관련한 기사를 쓰는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이나 국회의원들 중 모두 읽어 보신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병건 기자  overwatch.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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