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반경 3km이내 8만 5000수 수매‧살처분…전 시군 거점소독시설 운영 등 상시 통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중인 강원도 공무원들의 모습. 사진=강원도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강원도가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북 지역에서 발생했던 고병원성 AI가 경기도 포천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돼 강원도내 유입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동계올림픽 개막 후 교통량 증가 등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평창올림픽 D-30 긴장감 최고조…산란계 등 8만5000수 先 수매·살처분

강원도는 고병원성 AI의 도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예비비 7억원을 긴급 지원, 위험요인 유입 감시활동 및 차단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가에서 지난해 11월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전남 영암, 전북 정읍, 전남 고흥, 전남 나주를 거쳐 경기 포천에서 발생하며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야생조류에서도 제주 구좌를 비롯해 전남 순천, 경기 용인·안성, 충남 천안에서 지속적으로 검출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고병원성 AI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야생철새에 의한 저병원성 AI는 원주와 양양에서 5건이 발생했다. 

강원도는 이에 따라 올림픽 경기장 반경 3㎞이내 가금류 8만5000수를 선(先) 수매․살처분했다. 또 공무원 등 인력 156명을 동원해 전 시군에 거점소독장소 25개소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AI 유입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전남과 사조그룹 산하 전국의 사조화인코리아 계열 가금농장·시설 등에 대해 지난 2일 24시까지 이동중지 명령한 데 이어 사조화인코리아 계열 소속 농장 업체에 한해 3일 24시까지 24시간 연장 발령하는 등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남 나주 한 오리농장의 모습.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이는 사조화인코리아가 오리와 닭을 모두 취급하는 계열화사업자로, 오리에서 닭으로 AI가 전파되지 않도록 해당 계열사에 대해서 방역강화조치가 필요하여 취해진 조치다. 사조화인코리아는 전남 57개소와 전북 15개소 등 오리 농가 75개소를 비롯해 부화장과 닭 농가 63개소, 도축장, 차량 등을 관리하고 있다.

사조화인코리아를 비롯해 (주)다솔, (주)주원산오리, (주)삼호 등 31개 오리계열사들은 2014년 살처분 보상금 124억 원을 직접 수령했다. 2017년에는 29개 오리계열사들이 계약농가를 거치지 않고 살처분 보상금 143억 원을 직접 가져갔다. 

AI 확산 속 치킨·제빵업계 등 진행상황 주시…하림 등 예찰 강화 등 확산 방지 주력 

AI(조류인플루엔자)가 오리농가에 이어 산란계까지 확산되면서 치킨이나 제빵업계 등은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와 같은 전국 단위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만일의 사태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으나 선뜻 결정하지 못한 채 주저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아직까지 육계농가까지 번지지 않았고 정부 차원에서도 강력하게 차단 방역에 나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료닭 여유분이 충분해 수급에는 지장이 없지만 지난해처럼 살처분할 경우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평창올림픽은 국제적인 행사인 까닭에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기획했으나 올림픽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 프로모션이 어렵고 AI 장기화로 소비수요가 감소할 경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까지 남은 시간. 자료=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닭‧오리계열사를 거느린 하림 등은 농가 예찰활동과 소독을 강화하는 등 AI 확산을 저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농가 스스로 외부인의 농장 출입을 차단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AI가 발생해 가축이 살처분될 경우 180일간 사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계가공업체 관계자는 "AI는 면역력이 약한 오리나 산란계에서 더 잘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사육환경이 대체로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반면 육계는 사육환경이 양호하고 사육기간도 30일에 불과해 괜찮고, 농가와 매일 연락하며 농장과 사육상황을 점검하는 등 예찰과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전 산란계 농장의 계란 반출을 주2회로 제한하고 주요 사육단지에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해 AI 전염 주범으로 꼽힌 차량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또 지역·시기적으로 AI 확산 방지를 위한 주요 국면으로 보고 전국적으로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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