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동부대우전자, 두산엔진 등 알찬 매물도 잇따라 등장

상반기 최대 매물로 평가받는 대우건설(왼쪽)과 ADT캡스. 대우건설은 최소 2조원대 이상, ADT캡스는 3조원 선에서 매각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무술년을 맞아 인수합병(M&A) 시장이 설레이고 있다. 수조원대 몸값을 자랑하는 대어급 매물들이 잇따라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소 2조원대로 알려진 대우건설을 시작으로, 3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ADT캡스 등 초대형 매물들이 올해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0억원대 작지만 알찬 동부대우전자와 두산엔진 등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매물로 등장한 CJ헬스케어도 IB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웅진그룹이 재매수에 나선 코웨이 역시 올해 새주인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M&A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금호타이어가 다시 매물로 등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STX조선과 성동조선 역시 산업통상자원부의 결정 아래 매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빅딜이 이뤄지는 한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최대 대어, 대우건설과 ADT캡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월 중순까지 대우건설 본입찰을 진행한 뒤 늦어도 2월 중에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사모펀드(케이디밸류제육호)를 통해 지분 50.75%를 소유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대우건설 매각에 나선 상태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후보로는 호반건설을 포함해 중국업체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중국계 사모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스룹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최대 걸림돌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우건설에만 3조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만큼 높은 가격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 2조원 아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최소 1조원대 이상의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원금 회수보다는 비금융 자회사 매각과 적절한 새주인 찾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칼라일그룹이 인수됐던 ADT캡스는 올해 최대 규모의 빅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ADT캡스의 매각가격만 최소 3조원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이미 ADT캡스 인수후보군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로는 CVC캐피탈파트너스, 맥쿼리, SK그룹 등이 거론된다. 

매각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도 있다. 동부대우전자다. IB업계에서는 동부대우전자의 매각가가 2000억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매각 주체는 KTB프라이빗에쿼티, 유진자산운용,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 1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밖에도 매각가 최소 2조원대 이상의 코웨이와 1조5000억원 규모의 CJ헬스케어, 2000억원 안팎의 두산엔진도 올해안에 새주인을 찾을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하반기 매물로 등장할까

지난해 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평가받던 금호타이어는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딛고 난 후인 하반기에나 매물로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으로 금호타이어 실사를 종료하고 자구안 마련에 나선다. 자구안에 따라 유동성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지원 및 법정관리 등의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이 과정을 진행 중이더라도 적절한 후보자군이 나설 경우 곧바로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은행 측은 "부행장 산하 TF팀으로 매각팀을 격상시켰다"며 "신규 투자 등 경영계획이 확실한 후보군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물단지가 된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산업자원통상부의 컨설팅 결과에 따라 운명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현재 두 조선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채권단이 실시했던 조사 결과에선느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일단 컨설팅 결과를 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컨설팅 결과가 우호적일 경우 두 조선소를 합병시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 매각하는 방안 등도 고려 중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채권단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예상된다"면서도 "당장 두 조선소를 문닫게 할 경우 지역경제에 큰 충격을 주게 되는 만큼 컨설팅 완료 이후에 대응조치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非핵심계열사 간 빅딜 가능성도

IB업계에서는 올해 대기업간 빅딜도 빈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치적 변동과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M&A에 소극적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비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간 빅딜이 활발할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정유 및 화학 분야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빅딜로 양사가 큰 시너지를 낸 만큼 올해에도 정유 및 화학업종과 관련된 대기업들의 빅딜 가능성이 높다는 게 IB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업에서는 보험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KB생명이 2조원대의 실탄을 마련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선 상태다. 다른 보험사들 역시 대규모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견기업에서는 가업승계 이슈나 업황 부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많은 매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락앤락처럼 후계를 찾기 어려운 1세대 창업주가 회사를 파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며 "업황부진을 겪은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업종에서도 매물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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