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사대부들의 주택 사랑채·안채 분리되는 성리학적 건축특징 잘 보존

경북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 전경.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문화재청은 최근 경북 지역 사림사대부들의 거주 공간이었던 주택의 건축적 특징과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4호로 지정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경북 영양에 처음 입향(入鄕)한 한양조씨 조원(趙源, 1511~?)의 손자 사월(沙月)조임(趙任, 1573~1644)이 1602년 건립한 것으로 북쪽에 야산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는 하천과 농경지를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이룬다.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경북 지역 사림사대부들의 일반적인 형태인 ‘ㅁ’자형 본채와 왼편에 조성된 방앗간채, 오른쪽 뒷편에 조상들의 신위를 모신 사당으로 구성된다. 

특이한 점은 본채는 경북지역 사대부들 주택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보이는 ‘ㅁ’자형의 공간구성을 취하고 있으나,사랑채가 ‘ㅁ’자형의 바깥에 자리한 점이다. 

사랑채가 안채로부터 분리되어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은 17세기 경북 지역의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앞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영덕 충효당 종택, 영덕 무안박씨 무의공파 종택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재청은 “조선 중기에 성리학적 질서가 자리를 잡으면서 남성의 활동공간인 사랑채가 본채에서 떨어져 나가는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안동문화권의 ㅁ자형 가옥 중에서도 독특한 평면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양조씨 사월 종가 가문이 영덕 지방 가문과 혼인으로 연결됐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18~19세기에 지어져 건립 연대가 비교적 이르며 지금도 중요한 제례가 전승되고 있으며 건립과 중수 등의 기록을 알 수 있는 문헌과 편액 등 관련 기록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을 건립한 조임의 사월문집책판은 타 문중의 책판과 함께 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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