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역사 담은 ‘75주년 스페셜 에디션’…브론즈 색상 통해 특별함 더해
2.5톤 무게 이끄는 강력한 엔진·5가지 4WD 주행모드로 대형 SUV 만끽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배경으로 지프 그랜드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의 웅장한 모습.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지프(Jeep)의 플래그십 대형 SUV. 1992년 첫 선을 보인 그랜드체로키는 현재 4세대까지 진화하면서 고품격의 주행 성능과 뛰어난 연비 효율성, 다양한 안전 및 첨단 사양을 통해 프리미엄 SUV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 기자가 시승한 차는 지프 역사 75주년을 맞이한 ‘그랜드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이다. 지프 75주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브론즈 휠과 브론즈 뱃지, 브론즈 액센트 등 브론즈 색상을 곳곳에 적용해 특별함을 더했다. 20인치 휠에도 저광택 브론즈 페인팅이 적용됐다.

웅장하고 단단한 첫 인상

그랜드체로키의 첫 인상은 매우 당당했다. 독보적인 지프만의 전면 7-슬롯 그릴 디자인과 HID 헤드램프, LED 시그니처 데이-타임 러닝 램프는 ‘어디서도 꿀리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약간 높게 배치된 하단 범퍼 역시 대형 SUV 특유의 웅장하고 단단한 모습이다.

차량 내부는 당당한 외부와 달리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시인성이 뛰어난 7인치 TFT LCD 멀티뷰가 계기반 역할을 담당하고, 8.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인포테인먼트를 책임진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음악, 라디오, 차량 공조 시스템, 스티어링 휠 히팅, 좌석 쿨링‧히팅 기능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그랜드체로키 차량 내부. 듬직한 스티어링 휠과 다양한 ZE 8단 자동변속기. '셀렉-터레인'을 통해 5가지 주행 조건에 따라 4WD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대형 SUV답게 넓은 실내 공간 또한 그랜드체로키의 매력이다. 1열 좌석은 물론 2열 뒷좌석 역시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으로 패밀리카로 손색없을 정도다. 더구나 듀얼-패널 썬루프를 적용해 뒷좌석에서도 넓은 시야를 경험할 수 있다.

트렁크 개방도 쉽다. 전동식 리프트를 적용해 개폐가 편리하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800L지만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689L까지 넉넉한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변속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자체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공차중량 2465kg, 약 2.5톤의 무게를 움직이기 위한 엔진의 떨림이 시작됐다.

그랜드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에는 V6 3.0L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250마력(@3600rpm), 최대토크 56.0kg.m(@1800rpm)의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FCA관계자에 따르면 ZF 8단 자동변속기는 다단화를 통해 모든 속도 영역에서 효율적인 rpm을 유지해 정숙성과 가속반응성, 효율성 등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그랜드체로키는 대형SUV에 걸맞은 넓은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800L 용량의 트렁크는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689L까지 늘어난다. 사진=허홍국 기자

5가지 4WD 모드 선택

또한 ‘셀렉-터레인(Selec-Terrain)’을 통해 주행 조건에 따라 4WD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눈길은 물론 다양한 오프로드 지형 등 총 5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에코와 스포츠 주행모드 역시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으며,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적용해 연비 효율성을 높였다.

평일에 시승한 관계로 오랜 시간 멀리까지 가지 못하고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파주 헤이리마을을 돌아 파주출판단지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다.

묵직한 출발을 보여준 그랜드체로키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벗어나 강변북로를 통해 파주로 향했다. 차량이 많은 서울 구간에서는 그랜드체로키의 정숙한 드라이빙을 맛볼 수 있었다. 들려오는 엔진 소리 역시 중후한 멋을 풍긴다. 편안하면서 안락한 승차감, 시원한 전방 시야는 대형 SUV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다만 대부분의 기능 설정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 중에는 일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 역시 국내 도로 환경에 비해 완성도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단단함에서 나오는 안정감

서울을 벗어나 자유로로 진입했다. 장항IC를 지나자 앞서가던 많은 차들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시속 90km의 제한 속도에 맞춰 액설러레이터를 밝고 속도를 올렸다. 차체가 무거운 만큼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약간 늦다. 하지만 단단함에서 나오는 묵직한 안정감은 고속 영역에서도 느낄 수 있는 그랜드체로키의 매력 포인트다. 다만 무게 중심이 높아 도로의 지면 상황에 따른 좌우 흔들림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차량 자체가 큰 만큼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①상암 월드컵경기장을 빠져나와 강변북로로 진입했다. ②그랜드체로키는 안정된 승차감과 넓은 시야각으로 대형 SUV로서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③장항IC 부근. 앞서가던 많은 차들이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속도를 올린다. ④일산을 지나 성동IC 부근.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으로 헤이리마을을 가기 위해서는 이곳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⑤'기업이 편한 파주'라는 슬로건이 걸려있다. 파주에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서 있다. ⑥헤이리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앙증맞은 인형이 반긴다. 사진=허홍국 기자

오프로드를 위한 대형 SUV 차량답게 그랜드체로키는 속도를 우선시하는 차량이 아니다. 오프로드의 거친 노면 주행과 4륜 구동 특유의 강력한 힘이 강점인 SUV다. 그러면서도 복합 연비는 리터당 10.6km를 자랑한다. 즉 오프로드가 아닌 온로드에서는 빠른 속도보다는 안정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출발한 기자는 어둠이 짙게 내린 파주 헤이리마을에 도착했다. 평균 연비는 리터당 10km. 공인 연비보다는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공인 연비보다 높은 수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헤이리마을 도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아 눈길과 빙판길이 어우러져 있었지만, 그랜드체로키의 4륜 구동 시스템은 주눅 들지 않았다. 특히 오르막과 커브 길에서도 미끄러짐 없는 완벽한 주행 성능을 뽐냈다. 차체의 묵직함과 구동력을 배분하는 4WD 시스템의 절묘한 조화가 눈길에서도 부드러운 주행 능력을 보여준다.

눈이 온다고 전쟁을 안 하는 것이 아니듯이 지프 그랜드체로키 75주년 스페셜 에디션은 어떠한 도로, 어떠한 험로, 어떠한 날씨 속에서도 최상의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헤이리마을 내 북카페 앞. 도로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이 남아 있었지만 그랜드체로키는 거뜬한 주행 성능을 뽐냈다. 사진은 카페 주인의 동의를 얻어 촬영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또한 프리미엄 럭셔리 SUV 명성에 걸맞은 다양한 최첨단 안전 사양들을 탑재해 안전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그랜드체로키에는 레디 얼러트 브레이킹 시스템(RAB)와 트레일러 진동 제어 시스템(TSC), 전자 제어 전복 방지 기능(ERM),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 등을 탑재했다.

그랜드체로키는 겉으로 보기에는 무뚝뚝하면서도 강하고 터프한 모습이지만, 내면에는 부드럽고 감수성이 넘치는 진정한 ‘아재’들을 위한 대형 프리미엄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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