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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건의 여시아문(如是我聞)] 우리가 이런 사람을 믿고 살고 있습니다
  • 김병건 기자
  • 승인 2017.12.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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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178인 중 찬성160인, 반대 15인, 기권 3인으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예산안이 6일 새벽 국회를 통과되었습니다. 국회의장은 제1야당을 기다렸고 야당 의원들은 국회 보이콧을 시도했습니다. 결국 국회는 본회의를 시작했고 표결을 마치고 예산안과 더불어 부수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몰려와 삿대질과 고성으로 국회의장의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막말은 당연했습니다. 그렇게 뻔한 풍경은 그 내부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도록 했습니다.

고민 없는 협상

정부는 1만 2221명 중앙공무원 증원 안을 내면서 향후 재정 추계도 하지 않고 제출했습니다. 국회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각각 9500명과 9450명을 제시를 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중간치인 9475명으로 주장했고 결국 결정됐다고 합니다. 국민의 당은 “9500명은 반올림하면 1만 명에 가까워 야당이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만 2221명 중 어디에서 얼만큼 줄였을까요? 파출소 24시간 순찰 인력 2028명에서 줄인 것인가요? 아니면 112 상황실 181명을 줄였을까요? 자유 한국당의 주장처럼 VTS 운용인력을 문재인 정부에서 줄였다고 하는데 2018년 공무원 증원 인력 174명인데 여기에서 줄였을까요? 아니면 집배원 1000명 증원에서 줄였을까요? 군 부사관 3458명에서 줄였나요? 누구도 어느 분야에서 몇 명을 줄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주장처럼 ‘세금이 들어가고 미래세대에 두고두고 부담이 되는 공무원 증원’이었다면 어느 분야에, 몇 명 늘릴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구체적으로 왜 그만큼의 인력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 논의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과거 스웨덴 국회가 학교의 책상을 교체하면서 색상과 재질 그리고 품질을 비교 분석하고 각각의 것을 토론으로 정하는 과정이 무려 일주일이 걸렸다는 뉴스를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정부 청사의 전구 교체에 대해서 친환경이냐 아니면 예산 절감이냐를 두고 논쟁을 했다는 뉴스도 기억납니다.

목포까지 KTX 열차는 무안공항을 경유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물론 예산은 증가했습니다. 의문이 남습니다. KTX 같은 고속 열차는 직선 중심의 선로 이어야 하는데 그렇게 곡선으로 만든다면 시간과 예산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편의 비용 추계는 되었는지 호남지역 의원들이 다수인 국민의 당과 협상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아무런 고민 없이 이 또한 합의했습니다. 노선을 변경한다면 편의 비용 계산이 선행되었어야 한다는 사실은 낡은 규정일 뿐 인지 묻고 싶습니다.

실익 없는 복지 예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0~5세 아동들에게 일괄적으로 수당을 지급하겠다던 당초 정부 계획을 국회가 ‘소득 상위 10% 제외’로 결정했습니다.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보편적 복지라는 것도 결국 후퇴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 할 정책적 목표를 너무 쉽게 포기 했다는 점입니다.

매년 소득 상위 10%를 걸러내는 데 드는 비용은 어디에서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어 보입니다.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은 “선별적 복지 사업에서 대상자 선정ㆍ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통상 전체 예산의 2% 수준으로 본다. 연간 예산이 2조~3조 원인 아동수당을 선별적 복지로 운영한다면 연간 행정 비용이 적어도 500억 원, 많게는 1000억 원가량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상위 10%에게 돌아갈 비용이 약 2700억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비용을 절감하는데 1000억 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한 것입니다. 문제는 내가 상위 10%가 아니라고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전·월세 계약서 사본을 제출해야 하고 소득증명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민간의 이런 사회적 비용을 대략 700억 정도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억 원 정도 절감하는 것 아니냐 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상위 10%는 가구 소득이기 때문에 아동수당을 받아야 하는 맞벌이의 경우 소득 공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국가 예산이라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높은 소득이 있거나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 세금을 납부합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낸 세금을 국가 기관이 다시 국민들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국가 예산입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우리 집 앞 전등 설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이번 국회의 결정은 매우 불합리합니다. 더욱이 전 국민 90%는 나는 부자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또다시 주지 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나 목표를 위해서 아무런 고민 없는 의결을 하고 그 결정들이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없는 그들은 자신들의 급여와 활동비는 아무런 반대 없이 인상했고, 사무실 인력 증원에 대해서도 부끄러움 없이 합의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믿고 살아왔습니다.

김병건 기자  overwatch.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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