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령 인구 증가, 1조원 시장 형성 후발주자 진입
유럽, 일본 비해 걸음마 단계…B2C 성장 잠재력 커 R/D 경쟁

아워홈 식품연구원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떡의 물성과 맛을 심층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워홈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실버푸드(고령친화식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CJ프레시웨이ㆍ아워홈ㆍ풀무원 등 3각 구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풀무원이 닻을 올린지 2년 만에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한층 뜨거워졌다.

관련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관련 시장 성장 속도도 가파르고, 현재의 B2B에서 B2C로 외연 확장도 기대되는 분위기다. 더나아가 실버푸드 기술 개발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식자재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이 최근 연화기술을 통한 고기, 떡, 견과류 제품을 개발하며 실버푸드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고령자가 섭취하기 어려운 음식을 쉽게 씹고 삼킬 수 있게 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이로써 실버푸드 시장은 선발주자인 CJ프레시웨이와 풀무원, 아워홈의 3각 구도를 형성하며 실버푸드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양상이다.

선두 풀무원ㆍCJ프레시웨이 VS 후발 아워홈

우선 선두주자인 풀무원은 실버케어 전문기업 롱라이프그린케어와 고령자 식생활개선을 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실버시장을 공략 중이다. 식자재 계열사 푸드머스를 중심축으로 요양기관 등 대형병원을 상대로 소프트메이드라는 실버푸드 브랜드로 납품하며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

소프트메이드는 2015년 고령자의 치아로 씹는 능력을 4단계로 분류해 단계별 맞춤상품과 고령자 전용 식이요법 상품을 선보이며 론칭한 국내 최초 시니어 전문 브랜드다. 롱라이프그린케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실버케어 전문 기업으로 전국 15개의 고령자 주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풀무원은 롱라이프그린케어에 고령자 맞춤형 상품과 식자재를 공급 중이다.

CJ프레시웨이는 같은 시기 실버푸드 시장에 진출해 질환별 맞춤 전략으로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 질환별 실버푸드를 관련시장에 선보이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연화식, 무스식 메뉴 개발을 통해 1만여 가지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노령 맞춤 실버푸드를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질환별 실버푸드는 요양기관 등 병원시설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노인층 대상 음식 메뉴를 별도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는 소스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버푸드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직접 생산해 유통할 예정이다.

후발주자인 아워홈은 최근 국내 최초로 효소를 활용한 선진 연화기술을 통해 실버푸드 사업에 대한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점령에 나선 모습이다. 현재 고기류, 떡류, 견과류의 물성을 조절하는 기술 3건을 개발하고, 시장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특허를 낸 육류 연화기술은 육류 중에서도 육질이 질긴 소고기, 돼지고기 등 모든 적색육의 물성을 조절할 수 있어 관련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프로테아제(Protease)를 감압방식으로 고기에 침투시켜 육질의 부드럽기를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원하는 수준에 맞출 수 있다.

사진캡처=통계청 2016인구주택총조사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기업들이 이처럼 실버푸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집계한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75만3820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전체의 14.02%인 725만728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지 17년 만의 일로,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노령인구 증가는 노령 가구의 증가세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일반가구 1937만 가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있는 가구는 507만가구로 26.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93만 가구에서 14만 가구가 증가한 수치다. 인구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서울도 노령인구가 전년대비 0.4%포인트 늘어났다. 서울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2.7%다. 인구수로는 130만1000명으로 열 명 중 한명이 노령층이다.

풀무원 식자재 계열사 푸드머스 시니어 전문브랜드 소프트메이드 상품들. 사진제공=풀무원

1조원 규모 걸음마 단계

실버푸드 시장은 유럽 선진국과 일본에 비해 걸음마 단계다. 아직까지 노령층을 위한 식단이나 레시피가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하지만 노인증가와 맞물려 시장은 커지는 양상이다. 올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1조원이다. 이는 2011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6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이었고, 최근 5년간 54.8% 성장했다.

관련업계는 실버푸드 시장이 B2C를 고려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R/D를 통한 레시피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선 풀무원은 시니어 식자재 개발을 통해 대형병원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노령층에 맞는 식자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노령층이 많은 요양기관 등 대형병원을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프레시웨이는 맞춤형 R/D 레시피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현재 B2B만 하고 있지만 실버푸드 시장 확장성을 공감하는 만큼 B2C도 고려하고 있다”며 “맞춤형 R/D 레시피 개발에 주력해 시장을 잡을 것이다”고 전했다.

아워홈은 실버푸드 시장의 외연 확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사업군인 급식, 식재, 식품, 외식 등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실버푸드 제품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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