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 우리 의원들 좀 고만 잡아가라. 내가 차도살인 오해받아”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9일 오전 당사 대표실에서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과 환담을 갖은 자리에서 뼈있는 말을 건넸다.
홍 대표는 “적폐청산위원회라는 것이 행정 각 부에 있는데 그것을 우리당에서 검토했는데 위법하다”는 말을 전하며 “그러니까 정무수석이 빨리(역량을 발휘)해서..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우리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아 달라”며 “물론 혐의가 있으면 수사는 해야겠지만 갑자기 연말에 많이 몰리니까 내가 당대표인데 뭐 도와줄 일도 없는데 ‘차도살인’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내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은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친다는 말로 자신의 힘을 쓰지 않고 일을 쉽게 도모할 하는 형국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검찰이 최경환 원유철 이우현 의원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 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홍 대표로서는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점을 항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홍 대표는 “한 정무수석이나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금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다. 운동권 방식은 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에 한 수석은 “운동권 방식이 어떤 방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균형감 가지고 걱정하지 않도록 더 진중하게 의견 많이 듣겠다”고 답했다.
한편 홍 대표가 일주일 전 한병도 비서관이 내부 승진을 통해 정무수석이 될 것이라고 연락을 받았다는 점을 밝히자 한 수석은 “저보다 빠르다. 더 소통을 많이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뵙고 의견도 나누고 하겠지만 저희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수석은 “야당이 중요한 국정의 파트너가 돼야 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8일 전병헌 전 정무수석 후임으로 한병도 정무비서관을 내부 승진시켰다. 한 신임수석은 한명숙 전 대표 총리시절 특보를 역임한 바 있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에는 전국 최연소 타이틀로 국회에 입성한 이력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