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학송 전 사장 때 의혹 불거져…도로공사 "사실 무근…땅 매입 전 개설 결정" 해명

한국도로공사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이강래 전 국회의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이강래 전 국회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로 불리는 동둔내 하이패스 IC 개설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한 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박계 김학송 전 사장 재임 시 제기된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 논란은 주민들의 높은 관심에도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강래 신임 사장 29일 취임…꼼꼼하고 충실한 일처리 평가

이강래(64) 전 국회의원이 28일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지난 7월 김학송 전 사장의 사의로 공석이 됐고, 이후 사장 공모에 이강래 전 의원을 비롯해 7명이 지원했다. 이강래 신임 사장은 도로공사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임명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임명됐다. 

전북 남원 출신인 이강래 신임 사장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의원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구성 완료 후 첫 공공기관장으로 취임했다. 꼼꼼하고 충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로 평가된다.

이강래 신임 사장 취임으로 비선실세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 개설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강원 횡성군 둔내면 소재 동둔내 하이패스IC는 개설 전부터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라는 의심을 샀다. 정윤회 씨가 매입한 부지 인근에 설치됐기 때문으로, 최순실 씨 등이 평창군 용평면에 소재한 목장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영동고속도로 상에 설치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동둔내 하이패스IC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 의혹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면온IC~둔내IC 구간에 설치된 동둔내 하이패스 IC는 한국도로공사와 횡성군이 각각 8억 5000만 원씩 총 19억 원을 투자해 개설됐다. 하이패스IC는 4.5T 미만의 하이패스 장착 차량만 이용이 가능한 간이IC로, 출구만 있고 입구는 없는 형태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는 전국 지방정부 공모로, 고속도로의 지·정체를 해소하고 우회도로 개설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이패스 IC를 개설하고 있다. 

도로공사 등은 동둔내 하이패스IC 개설로 연평균 59일에 달하는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우회 차량이 횡성 둔내면 지역으로 유입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출구만 개설돼 있고, 입구는 없다. 

하지만 동둔내 하이패스IC 개설을 두고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라는 의심을 샀다. 정윤회 씨가 지난해부터 영동고속도로 동둔내 하이패스 IC 인근의 임야와 목장부지, 농지 등 27만㎡(약 8만 평)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횡성군이 정윤회 씨가 둔내지역으로 이주한 후 동둔내 하이패스IC 개설사업을 추진한 것도 의심을 부추겼다. 

영동고속도로 상 속사IC 및 둔내IC. 자료=네이버 지도 캡쳐

최순실 모녀 소유 목장용지 등과 인접 

이와 함께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 모녀가 소유한 강원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23만 431㎡(6만9705평, 10필지)가 영동고속도로에 인접하다는 점도 의심을 증폭시켰다. 이 부지는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속사IC와 평창IC를 통해 진출입이 가능하다. 

횡성 둔내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동둔내 하이패스IC 인근 지역은 거주하는 주민이 많지 않아 톨게이트가 필요한 곳은 아니다"며 "다만 정윤회 씨의 목장용지 등이 위치해 있고, 입구는 없이 출구만 있어 '정윤회 전용 톨게이트'라는 말들이 많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윤회 씨와 최순실 씨가 승마를 하는 정유라 씨를 위해 용평면 소재 임야에 초지를 조성하고 인근에 위치한 둔내면에 승마를 할 수 있도록 동둔내 하이패스IC를 개설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부인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정윤회 씨가) 땅을 매입하기 훨씬 전 동둔내 하이패스IC 개설이 결정됐고, 이것이 무관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해명했다. 

한편 강원 횡성군 둔내면에 개설된 동둔내 하이패스IC는 한국도로공사가 2015년 2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하이패스IC 개설사업에 동둔내 등 18개소가 접수했고, 이중 횡성군 등 11개소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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