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대가 협상 과정서 회원사 간 이해관계 차이 커
CJ헬로, “구조적 한계 봉착…LTE 사업 확대할 것”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전 CJ헬로비전)가 최근 알뜰폰 협회에 탈퇴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알뜰폰 시장이 다시 어수선해졌다. 알뜰폰 시장에서 맏형 노릇을 해오던 CJ헬로가 갑작스럽게 알뜰폰 협회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다.

특히 지난 9월 정부가 이통3사의 선택약정 할인율을 20%에서 25%로 높인데 이어 내년에는 월 2만원 대의 보편요금제까지 추진하고 있어 알뜰폰 업계의 위기감도 덩달아 커지도 있다.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는 최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탈퇴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알뜰폰 협회는 20여개 사업자가 모인 알뜰폰 업계의 유일한 단체다. CJ헬로는 알뜰폰 가입자 90만명을 보유하는 등 업계 1위로서 목소리를 내왔다.

업계에서는 CJ헬로가 탈퇴 의사를 밝힌 시점이 지난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 직후로 보고 있다. 도매대가 인하 비율이 7.2%포인트에 그친 것이 탈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라는 것. 그동안 10%포인트 인하율을 요구했던 것에 비해 못 미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계가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으로, 알뜰폰 협회와 정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매해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이에 LTE 데이터 가입자 비중이 절반이 넘는 CJ헬로가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다. 특히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 CJ헬로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는 것. 이 때문에 협회 탈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알뜰폰 협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이번 갑작스런 탈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것이다.

알뜰폰 협회는 SK텔링크와(SK텔레콤) KT M모바일(KT),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를 모회사로 둔 3곳과 2G‧3G 선불폰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이통3사 자회사들은 협상 과정에서 모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중소 업체들은 CJ헬로와 주력 사업이 달라 서로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CJ헬로가 협회 대표사로 알뜰폰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협회에 가입된 회원사들과는 이해관계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매대가 때문? LTE 사업 확대 위해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CJ헬로에서 탈퇴 공문을 보내온 것은 사실이지만 공문에 탈퇴 이유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아 협회에서도 배경은 잘 모른다”며, “다만 이번 도매대가 협상 결과로 보면 CJ헬로측에게는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무국장은 또 “CJ헬로가 업계 1위 업체인 것은 사실이지만 협회를 탈퇴한다고 알뜰폰 업계가 위축되거나 시장이 축소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도매대가 협상으로 만족하는 회원사도 있는 만큼 협회는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J헬로 탈퇴와 더불어 이달 말 예정인 홈플러스 알뜰폰 사업 완전 철수로 알뜰폰 시장 위기라는 우려에 대해 “홈플러스의 사업 철수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진행돼왔던 상황이기 때문에 알뜰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CJ헬로 탈퇴 역시 단지 협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알뜰폰 시장을 위협하는 것 중 하나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라며 “이통사가 알뜰폰 업계와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다면 알뜰폰 가입자를 이통사에게 빼앗기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최근 출범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알뜰폰 업계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영 CJ헬로 홍보팀장은 “그동안 협회 내에서 알뜰폰 시장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회원사간 이해관계 차이 등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순히 도매대가 협상 결과로 인해 탈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 탈퇴가 알뜰폰 사업을 축소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LTE 데이터 중심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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