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디자인박물관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전 에서 미디어아트 전시

신윤복의 그림 혜원전신첩·월하정인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혜원 신윤복과 겸재 정선, 조선 최고의 화가로 추앙 받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오마주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한자리에 선보인다.

간송미술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정선’전을 DDP 디자인박물관에서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 진경의 독보적인 두 거장 신윤복과 정선의 대표작이 공개됐다.  

특히 ‘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원작 전체를 전시해 주목받고 있는데 ‘단오풍정’, ‘월하정인’, ‘쌍검대무’ 등 신윤복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한 정선의 ‘해악전신첩’도 전시됐다. 금강산의 천하 절경 명승지들을 원숙한 솜씨로 사생한 최절정기의 작품으로 학술적, 예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지정이 예고된 바 있다. 

신윤복과 정선은 각각 한양과 금강산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즐겨 그렸는데 한양 백성들의 삶을 그대로 담은 풍속화는 신윤복이, 금강산의 빼어난 절경을 넘어 진정한 내면까지 제대로 화폭에 구현한 화가는 정선이 독보적이다. 

두 거장의 뛰어난 작품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에 맞게 진화했다. 전통과 현대의 콜라보를 미디어아트가 지원 사격한 것이다. 주요 작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드라마적 상상력과 각색을 더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선보인다. 

특히 선비와 기생이 사랑을 속삭이는 연출적 스토리는 오늘날 커플들의 감성적인 데이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멋과 낭만, 그리고 감성이 녹아있는 장면이다. 

또한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던 정선의 발자취를 따라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의 명승지를 소재로 그린 대표작 3점을 선정하여 그 안에 담긴 화가의 관점과 창작 원리까지 보여준다. 

장대한 금강산의 스케일을 기하학적으로 묘사해낸 3D 모션 그래픽에서부터 불정대의 까마득한 폭포수를 아름답게 승화시킨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까지, 압도적인 스케일(가로 21m, 높이 5m)의 디지털 콘텐츠에 실감나는 사운드 효과를 더해 금강산의 장엄한 풍광을 입체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는 시공간을 초월한 콜라보 기법으로 매우 훌륭해 다양한 미디어와 설치 작품들이 원작과 어우러져 전시의 관심과 흥미를 배가 시킨다.

미디어아트와 설치 미술의 결합으로 또 다른 예술적 메시지를 경험하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혜원전신첩’속 인물들의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을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작가가 재현했다. 이이남 작가는 정선의 ‘금강내산’과 ‘단발령망금강’을 모티프로 한 개성있고 시사적인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정선의 ‘총석정’을 설치 작품을 통해 재해석하고, 프로젝션 맵핑을 활용하여 화가의 예술세계가 성숙해가는 과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문화예술의 흐름은 고유성에 대해 논하는 것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첨단 기술과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융합되고 있다. 

조선의 두 거장 신윤복과 정선은 조선의 ‘진경’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해석해 독자적인 화풍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들이 지닌 예술적 독창성의 원천은 가장 우리 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얻어졌다는 점이다. 

디지털 기술을 진경풍속과 진경산수의 두 거장이 남겨 놓은 걸작들에 접목시켜 창조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이번 전시는 바로 지금 우리가 가진 진경이 무엇인지, 그리고 두 거장의 그림이 현재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게 한다. 

혜원과 정선은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아는 이름이고 그들의 명작은 한번쯤 봤을 그림이다. 하지만 명작은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는 것. 혜원과 정선의 진수를 가슴에 담아보자. 전시는 2018년 5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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