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아제약의 대표 제품인 ‘박카스’의 슈퍼마켓 판매 여부를 두고 깊은 갈등에 빠진 것. 오는 8월부터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박카스를 비롯한 44개 일반의약품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박카스를 생산하는 동아제약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슈퍼마켓 진출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박카스’를 슈퍼마켓에서 판매할 경우 일반 비타민음료처럼 ‘음료제품’의 하나로 인식돼 특화된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카스는 그동안 ‘피로회복제(자양강장제)’ 시장의 독보적 최강자로 군림하며 연매출 1,000억원을 웃도는 동아제약의 대표상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슈퍼로 진출하게되면 수많은 ‘음료수’ 중 하나로 인식돼 특화된 이미지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음료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음료 제품의 상품 주기가 짧은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출시된 다이쇼제약의 ‘리포비탄(드링크제)’의 경우 1999년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슈퍼마켓으로 판매채널을 넓혔으나 다양한 음료제품과의 경쟁에 밀려 연매출액이 100억엔 이상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슈퍼마켓에서 박카스를 판매하면 판매채널이 다양해져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독보적 지위를 갖던 시장을 지키는 게 유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때문에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의 슈퍼마켓 진출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판알을 두드리고 있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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