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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IMF 구제금융 20년...‘제조업 패싱’ 경계해야
  • 김경훈 편집국장
  • 승인 2017.11.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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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 편집국장

신장섭 교수와 관련된 글을 종종 읽는다. 그는 매일경제에서 14년간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1999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에서 현대경제사를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1997년 우리나라의 IMF 위기과정을 분석한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이란 책을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함께 내기도 했다.

그가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특검의 주장을 반박해 관심을 끌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김상조 공정위장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했기 때문이다. 민주신문에서도 이 사실을 특집기사로 다뤘다.

엊그제 21일은 우리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신 교수는 이날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20년 전 IMF를 되돌아보며 우리경제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를 위해 허약해진 제조업을 다시 살리자는 게 골자다. 지난 20년간 금융과 서비스업을 중시해 왔지만 ‘제조업 패싱(건너뛰기)’으로 흘러가서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하리만큼 우리에게는 제조업을 경시하는 풍조가 깔려있다. 우리 몸으로 보면 제조업은 골격이다. 골격이 바로 서야 건강해진다. 금융업, 서비스업만큼 제조업도 중요성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제조업이 중심축이다.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활발한 요즘 부품소재산업이나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을 사양산업인 양 취급해서는 곤란하다. 제조업을 중심에 놓고 금융과 서비스가 함께 가야 한다. 전통적인 뿌리산업에 대한 인식도 가다듬어야 옳다.

뿌리산업은 제품 형상을 만드는 기초공정이자 부품이나 소재를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초산업이다. 제조과정에서 공정기술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주력산업의 시장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금형과 주조,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 6개 분야를 일컫는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첨단 제품의 경우 핵심부품 80%가 뿌리산업에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초일류 제품을 들여다보면 뿌리산업이 들어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러시노트8에는 듀얼 카메라모듈(1300+1200만 화소)이 있다. 이 카메라렌즈를 대량 생산하려면 눈곱만한 렌즈가 균일한 반달모양으로 만들어지도록 금속을 정밀하게 깎아야한다. 우리나라 금형업체 제품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초정밀 금형기술 덕에 갤럭시노트8 카메라가 빛나는 격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 무역흑자가 약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수출주력 품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부품은 원자재에 1차 가공을 거친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모터, 베어링 등이다. 소재는 금속과 화학, 세라믹, 섬유로 나뉜다. 부품소재분야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로 우뚝 서 있다.

국가경제의 미래는 뿌리산업에 달렸다. 뿌리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확대해야 옳다. 독일의 마이스터 같이 뿌리산업 종사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구인란에 허덕이는 상황을 그대로 둬선 곤란하다. 개미구멍을 무시하단 천길 둑도 무너진다. 사람은 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이 없다. 흙덩이에 걸려 넘어진다.(질우산 질우질 跌于山 跌于垤) 국가도 마찬가지다. 기초산업, 뿌리산업, 제조업에 대한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선진국이 된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를 서서히 죽어가는 ‘뜨거운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기도 한다. 심각한 양극화 문제가 발목을 잡을 거라는 얘기도 들린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혁신성장이다. 그래야 국가경제가 커지고 복지도 확대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제2의 벤처 붐이 불고 있다. 벤처기업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보완관계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장섭 교수의 지적대로 ‘제조업 패싱’을 경계해야 옳다.

김경훈 편집국장  kkh4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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