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목관묘 중 부채 3점 발견은 최초…인골도 남아 있어

경북 경산에서 출토된 2000년 전 수장급 무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압독국(押督國)은 2000년 전 경북 경산 압량면 일대를 지배한 고대 초기국가로 신라 초기에 복속된 소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발굴에 왕릉급 목관묘(木棺墓·나무널무덤)가 발견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원 전후에 한반도 남부에서 유행한 통나무로 제작된 목관묘에는 규모나 부장 유물이 동시대 다른 무덤을 압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목관묘는 창원 다호리 1호 목관묘와 경주 조양동 38호 목관묘의 중간 단계로, 경산 압량면 일대에 있었던 고대 소국인 압독국의 왕이 묻힌 왕릉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왕릉 여부는 추가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왕릉급 무덤으로 지목된 6호 목관묘는 참나무로 제작됐고 동서 방향으로 놓였있다. 전체적으로는 ㅍ자 형태다. 통나무를 파서 시신을 안치하고, 길쭉한 나무 판재를 사방에 세웠다. 가로는 약 80㎝, 세로는 280㎝인 직사각형이다.

목관 안에서는 피장자의 두개골과 치아, 팔뼈, 정강이뼈가 확인 됐는데 특이 하게도 고대 목관묘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무덤에서는 청동거울, 청동검, 철검, 청동마(靑銅馬), 팔찌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이번에 출토된 부장품에는 눈길을 끄는 유물이 있는데 깃이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다. 양손에 쥐어졌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 점은 시신의 얼굴 위에서 나왔고, 양손에 쥐어나머지 두 점은 허리춤에서 발견됐다.

시신의 얼굴을 가린 부채는 창원 다호리, 성주 예산리, 김해 봉황동, 경산 압량면 등지의 목관묘에서 1∼2점이 나왔으나 한꺼번에 3점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발굴 연구원은 강조했다.

시신의 어깨 위쪽에서는 지름이 10㎝에 이르는 청동거울이 출토됐는데 경주 조양동 38호분에서 나온 거울과 매우 유사하다. 또 팔뼈 아래에서는 깨뜨려 묻은 지름 17.5㎝의 소명경(昭明鏡)도 발견됐다.

또 무덤 바닥에서는 판상철부(板狀鐵斧·판 모양 쇠도끼) 26점도 드러났는데, 추가 조사를 통해 더 많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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