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급락하자 접속자수 몰리며 서버 다운…피해자 수천 명 이를 듯
업계1위 자리 '흔들', 안정된 서버 갖춘 후발주자 업비트에 따라 잡혀

빗썸 고객센터. 사진=빗썸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최근 발생한 서버 접속 장애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대규모 집단 피해 소송은 물론 업계 1위 자리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빗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면서 여파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2일 빗썸 홈페이지는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약 1시간30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빗썸 측은 “서버 접속 장애가 발생되기 직전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284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절정을 찍은 뒤 급락세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이 매도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피해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빗썸 홍보실 관계자는 “장애가 발생한 당시 동시 접속자수가 평소보다 17배 수준이었으며, 거래량 또한 월평균보다 9배가 넘는 수준이었다”면서 “이번 장애는 예측 불가능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황 파악이 먼저라 판단하고 실태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분석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의 법적 대응과 관련해서는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일한 대응으로 피해 키워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 같은 접속 장애가 이전부터 여러 차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빗썸의 안일한 대응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규모 집단 소송은 서버 장애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무려 116만원나 급락한 168만원에 거래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비트코인캐시가 급락하자 매도 주문을 신청했지만 접속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했고 특히 빗썸 측이 대기 중이던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손해를 봤다는 것.

이에 이들은 현재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빗썸에 대해 대규모 집단 피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22일 현재 인터넷 카페 회원수는 73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번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준우 변호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피해자들은 빗썸에 매도 주문을 걸어놓았지만 서버 접속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했다”라며, “만약 정상적으로 서버가 작동됐더라면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일부터 소송 인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27일 이후 정식 피해 보상 소송과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가상화폐와 관련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증권계 소송 판례를 참고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 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이번 사태가 지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같이 정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단지 서버 관리 부실로 책임을 묻기에는 소송에서 이기기 힘들 것 같다”라며, “가상화폐 거래 금액이 갑자기 폭락할 경우 서버 과부하를 예측할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서버와 가격이 폭락한 것과의 인과관계 규명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실제 존재하는 정식 화폐가 아니고 또 이를 사고파는 거래소 역시 금융기관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 업비트, 반사이익 제대로

이 같은 소송전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받는 후발주자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카카오증권으로 유명한 두나무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급성장하면서 빗썸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업비트는 세계적 암호화폐 거래소인 미국 비트렉스와 독점 제휴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고 차별화를 내세웠다. 업비트 측은 “필요한 경우 서버 수를 5분 안에 100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고, 디도스(DDoS) 방어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빗썸의 서버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되자 업비트의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하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22일 현재 업비트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1만2639BTC로 2만465BTC의 빗썸에 이어 출시 3주 만에 국내 거래소 거래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원수는 15만명을 넘어섰다.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할 때 거래량 수치를 보고 선택하는 것에서 이제는 24시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정된 서버를 갖춘 곳을 선호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소를 믿고  자신의 돈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와 거래소 간의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빗썸의 경우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지 간에 중요한 시기에 서버가 다운되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거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신뢰도에서 큰 금이 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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