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닷컴‧엔카직영 지분 모두 매각…“미래 성장 위한 재원 확보”
쏘카‧투로 등 공유 경제 및 자율주행 등 미래 플랫폼 중심 개편

SK그룹이 SK엔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사진=SK엔카직영 홈페이지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SK그룹이 중고차 시장에서 완전 철수한다. 지난 2000년 프로젝트팀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17년 만이다. SK그룹은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공유 경제로 대표되는 카셰어링과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의 중고차 사업은 지난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더 이상 시장 성장은 무리라는 판단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형 플랫폼 사업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SK엔카는 2000년 6월 홈페이지 오픈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독립 법인 설립 후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실제 2013년 이전까지 전국에 27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사업 확장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국내에서 신규 매장 출시에 제약을 받는 등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2014년과 2015년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

2014년에는 호주의 카세일즈홀딩스와 온라인유통 합작기업 ‘SK엔카닷컴’을 설립하고 지분 49.99%와 상표권을 넘기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부를 분할했다. 이로써 SK엔카는 온라인 오픈마켓인 SK엔카닷컴과 오프라인 매입‧판매의 SK엔카직영 등 두 개의 독립법인으로 구성됐다.

이에 이번 SK엔카의 지분 매각도 각각 별도로 진행됐다. SK그룹은 지난 20일 SK엔카닷컴의 보유 지분 전량인 50.01%(25만1주)를 2050억원에 카세일즈홀딩스에게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SK는 이번 매각에 대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SK엔카직영 역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처분했다. 양사간 합의에 따라 계약금액은 비공개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약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그룹은 약 4050억원 정도의 금액을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자사 계열사 간 협업도 강화한다.

SK그룹은 지난 2015년 국내 대표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에 590억원을 투자하며 20%의 지분을 확보하고 2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후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 등 그룹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쏘카와 말레이시아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독일 자동차 그룹인 다임러AG와 함께 미국 개인 간(P2P)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TURO)’에도 지분투자 방식으로 진출한 바 있다. 투로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영국 등 5000여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공유 경제와 자율주행 등을 강조하며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SK 서린 사옥에 마련된 쏘카존에서 직접 차량을 이용하는 등 관심을 보인 바 있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텔레콤을 통해 5G 기술 개발과 함께 자율주행차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9월 SK텔레콤은 서울 경부고속도로에서 실제 자율주행 시험 주행에 성공한 바 있으며, 경기도 화성에 자율주행 실험도시인 ‘케이시티(K-City)’를 구축해 자율주행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