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작품 최고 전문가 자크 프랑크·제이손 프라고노프, 진위여부 강한 의혹 제기

지난 15일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경매사상 역대 최고 기록인 4억5000만 달러(약4971억원)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이탈리아가 낳은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화가이자 발명가인 다빈치의 그림이 15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경매사상 역대 최고 기록인 4억5000만 달러(약4971억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위작 온란이 불거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전 최고가 작품은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1억7940만 달러)이었다. 다빈치의 작품은 은필화(銀筆畵) 습작품 「말과 기수」로 2001년 영국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814만파운드(1140만달러.한화 약 148억원)에 팔렸다.

다빈치의 그림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믄 일이다. 현재 20점도 남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표작 ‘모나리자’를 비롯한 나머지 작품들은 현재 프랑스 루브르 등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낙찰된 ‘살바토르 문디’만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경매 전  ‘살바토르 문디’의 낙찰 예상가를 2억 달러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낙찰가는 예상가격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며 새로운 경매 역사를 썼다. 

‘살바토르 문디’는 이탈리아어로 ‘세계의 구원자’, 구세주 예수그리스도를 가르킨다. 오른손으로 축복을 내리고, 왼손은 투명 구슬을 든 예수의 상반신을 목판에 유화로 그린 그림으로 경매에 출시된 순간부터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크기는 가로 45.4cm, 세로 65.6cm이다. 

이 그림은 1506~1513년경 다빈치가 프랑스의 루이 12세를 위해 이 작품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고 영국 찰스 1세의 소유가 됐다가, 버킹엄 노르만디 공 등 여러 영국 귀족 수집가들의 손을 거쳤다. 

‘살바토르 문디’가 다시 세상의 관심을 모은 것은 1900년 프랜시스 쿡 경이 이 작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차례 보수로 인해 매우 안좋은 상태였던 이 그림은 다빈치 제자의 작품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한 짝퉁의혹 덕분에 ‘살바토르 문디’는 1958년 불과 45파운드에 처분됐다. 

지난 2005년 ‘살바토르 문디’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세상에 관심을 받게 된다. 르네상스시대 거장 화가 전문가인 로버트 사이먼 등을 비롯한 미술품 거래상들이 콘소시엄을 구성해 이 작품을 약 1만달러에 구매했기 때문이다. 

그 후 ‘살바토르 문디’는 전문가들손에서 수 백년에 걸쳐 덧입혀진 물감들을 걷어냈고, 연구결과 이 작품이 다빈치의 진본이 맞다고  2011년 공식 발표해 대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2013년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AS모나코 구단주인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는 이 작품을 1억2750만달러에 구매해 지금까지 소유해왔다가 이번 경매에 내놨다. 하지만 경매 이 후 작품의 진위에 의혹을 제기하는 주장이 또 다시 불거졌다.

레오나르도 작품 전문가이자 예술사학자인 프랑스의 자크 프랑크는 16일(현지시각)자 뉴욕타임스(NYT)에 “‘살바토르 문디’는 레오나르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다”는 글을 개제했다. 그는 “레오나르도는 뒤틀린 움직임을 선호했다”면서 “(경매에 부쳐진 작품은) 기껏해야 레오나르도(의 요소)를 조금 갖춘 좋은 스튜디오 작품이고, 많이 손상됐다”면서 “이 작품은 ‘남성 모나리자’라고 불려왔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도 제이손 프라고노프가 작품의 진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능숙하지만 16세기 전환기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로부터 나온 특별히 뛰어난 종교적 그림은 아니다”면서 레오나르도 작품에 의문을 뒀다.

특히 지그재그 형태의 수 매듭 등 작품 속 예수의 의상을 거론하며 ‘이슬람교의 터치’가 가미됐다면서 “레오나르도 작품을 기술적으로 분석해보면 의상에 값싼 남동광(藍銅鑛) 색보다는 순 청금 색을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 부위로 내려온 예수의 고불고불한 머리카락에 대해서도 ‘나선형의 능숙함’이 있지만, 최근에 복원된 레오나르도의 ‘성 세례요한(St. John the Baptist)’이나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에서 만큼 능숙하지는 않다고 평가해 의혹은 더욱 거세게 불거졌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