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거액소송에 갑질 논란 잇달아 물의…소비 수요 및 가맹점 수 차이 등 주 원인

지난 10월 27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상생과 혁신의 의지를 담은 자정실천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오너가 닭을 닮아서 그렇다?' 프랜차이즈 치킨업계가 연일 크고 작은 사건들로 물의를 빚자 항간에 회자되는 우스갯소리다. 프랜차이즈 업종 중 핵심 식재료에 따라 논란을 일으키는 주기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외식 핵심 식재료 중 닭과 돼지, 소 등 축종에 따라 서로 다르다는 게 골자다. 치킨업계에서 논란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한 달 가량에 불과한 닭의 출하 기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돼지와 소 등을 핵심 식재료로 하는 프랜차이즈업계가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과 대비돼 안주거리가 되고 있다. 

닭·돼지·소 등 축종별 출하 기간 큰 차이 

닭은 병아리를 입추한 뒤 출하까지 한 달 가량이 소요된다. 치킨 등에 사용되는 닭의 경우 체중이 1.5~1.7㎏일 경우 본격 출하되는데, 입추 후 28일이면 출하가 가능하다. 이는 사료 등 급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가정에서 기를 경우 최소 6개월 가량이 필요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돼지는 사육환경 등에 따라 비육기간과 체중이 결정되지만 대략 170일 가량이면 120㎏ 내외까지 체중이 오른다. 육질을 고려해 후기사료를 급여를 할 경우 180일 정도 소요된다. 한우의 경우 체이 700㎏에 도달할 때까지 사육기간은 일반사료 섭취 시 32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최근 치킨업계에서 거액 소송과 갑질 논란이 일면서 닭의 출하 기간과 무관하지 않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하고 있다. 실제 BHC치킨은 한때 모회사였던 BBQ가 물류서비스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2300억 원대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네네치킨은 BHC가 자사의 '스노윙치즈'를 표절한 '뿌링클'을 출시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핵심 식재료인 프랜차이즈업계는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다. 돼지고기가 핵심 식재료인 프랜차이즈로 하남돼지집, 돈가스클럽, 코바코, 장충동왕족발, 원할머니보쌈, 마포갈매기, 이바돔감자탕 등이 있다. 쇠고기를 핵심 식재료로 한 프랜차이즈로 채선당, 한촌설렁탕, 샤브향, 그램그램, 한우천국 등이 있다. 

"자정실천계획까지 발표했는데…"…난감한 프랜차이즈산업協

이런 가운데 BBQ 윤홍근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또 한 번 안주거리가 되고 있다. YTN은 지난 5월 윤 회장이 일행들과 한 BBQ 매장에 방문해 "가맹점을 폐점시키겠다"며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피해자는 "이 XX야 하면서 폐업시켜. 이 업장 당장 폐업 시켜"라고 윤 회장이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설립을 주도했던 BBQ 윤홍근 회장. 사진=BBQ

BBQ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갑질논란 언론 보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BBQ 관계자는 "해당 매장에 설치된 CCTV를 왜 공개하지 않느냐"면서 "실추된 회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선량한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발끈했다. 

BBQ 윤홍근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난감해 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등 먼저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상생과 혁신의 의지를 담은 자정실천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20일 밖에 지나지 않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닭.돼지.소 등 핵심 식재료별 크고 작은 사고에 차이가 나는 데는 가맹점 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21만개로 추정되는 프랜차이즈가맹점 중 치킨과 커피가 각각 20% 내외를 차지할 만큼 많고, 값이 비교적 저렴해 소비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자정실천계획에서 밝힌 것처럼 원칙대로 처리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는 BBQ 윤홍근 회장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설립을 주도했고, 초대 회장에 이어 2대까지 회장을 역임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1년 이내에 100곳 이상 가맹점을 가진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와 협의해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키로 하는 등 자정실천안을 발표했다. 자정실천안은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가 지난 3개월 동안 논의 끝에 마련한 권고의견을 구체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가맹점사업자와 소통강화, 유통 폭리 근절,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발전 4개의 핵심 주제와 11개 추진 과제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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