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경영 전략으로 전환...철강사업 수익성 제고, 소통ㆍ자율 문화 형성이 핵심

동국제강 당진공장 전경. 사진제공=동국제강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동국제강이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10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기록 중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흑자경영 비결로는 사업 구조조정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꼽지만, 그것만으로는 2년 넘게 유지해온 흑자를 설명할 수 없다.

동국제강 임직원은 구조조정 시작 전이나 이후에도 그대로다. 지금도 동국제강 호(號)에 승선해 향해 중이다.

그렇다면 동국제강을 연속 흑자로 이끈 비결은 뭘까. 브랜드 경영 전략 전환을 통한 철강사업의 수익성 제고와 소통ㆍ자율 문화 형성이 연속 흑자를 안겨준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2015년 2분기 이후 올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으로 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동국제강은 2년 6개월간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흑자 전환 성공에는 2014년부터 진행해온 사업 구조조정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노력이 반영된 것은 물론이다. 실제 동국제강은 2015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존 열연 제품에서 냉연 제품까지 확대하고,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매각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같은 해 8월 190만 톤 규모의 포항 2후판공장을 정리한 뒤 당진공장에서만 후판을 생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구조 조정을 실행해 고정비를 대폭 줄였다.

동국제강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그 해 영업이익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게 했고, 부채비율도 2014년 말보다 24%감소한 153.6%로 줄였다.

여기까지는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위기에 닥쳤을 때 구조조정하는 노력과 비슷하다. 생존하기 위해 부실 사업은 버리고, 수익사업은 집중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 구조조정의 차이점은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브랜드 경영으로의 전략 전환이다. 기존에는 선로강판이든 후판이든 B2B영업에 집중했지만, 영업전략을 바꿨다. 장세욱 부회장이 철강업계 최초로 브랜드 경영을 도입한 것이다. 브랜드 럭스틸(Luxteel)을 도입해 모든 영업에 활용했고 그 전략은 먹혔다. 현재 동국제강 주요 사업군으로 선로강판과 냉연강판이 꼽히는데 브랜드 전략이 힘을 발휘했다는 해석이다.

장 부회장이 중시하는 소통과 자율 문화도 고강도 구조조정 속에서 브랜드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조조정이 최근 3년간 진행 중이지만 장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잡음 없이 회사의 사내 분위기를 조화롭게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앞서 장 부회장은 그룹을 맡기 전 컬러강판이 강점인 유니온스틸온을 진두지휘하며 소통ㆍ자율의 사내 문화를 형성해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동국제강은 여전히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강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식이다. 철강업계에서는 1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지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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