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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문턱도 못 넘은 경제민주화…'전속고발권 폐지' 대상 사건 '7%' 뿐대기업 공정거래법 등 사건 접수 93% 제외…文 대통령 공약 크게 후퇴 비판
  • 유경석 기자
  • 승인 2017.11.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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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여부에 쏠린 관심은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 핵심사안이 제외됐기 때문으로, 대선 공약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 관련 3개 분야 전속고발권 우선 폐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가 크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속고발제가 가맹법·유통업법·대리점법 유통 관련 3개 분야에서 우선 폐지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유통 3개 분야 적용 대상은 백화점, 할인마트 등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비롯해 각종 대리점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TF는 가맹사업법·대규모유통법·대리점법 유통3법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유통3법부터 폐지키로 한 것은 갑을관계에서 비롯되는 불공정 행위 근절이 시급하고, 상대적으로 처벌 조항이 적는데다 경쟁제한 효과 분석이 복잡하지 않아서이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1980년 12월 경제기획원 장관에게 전속고발권을 부여하는 등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37년 만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만 행사할 수 있었던 가맹·유통·대리점법 유통3법 위반행위에 대한 검찰 고발을 누구나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묵살하면 피해를 호소할 방법이 없었던 점이 개선돼 피해를 당한 경우 입장을 대변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공정거래법에 사인의 금지청구권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TF는 담합이나 보복 등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최대 10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할 것도 권고했다. 현재는 입증된 피해액의 3배 이내로만 돼 있어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이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 공약에 비하면 크게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기업 편들기 비판 '전속고발권' 

전속고발권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잦은 형사 고발과 소송 남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성을 가진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쳐 검찰에 고발하도록 했다. 지금은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표시광고법 등 6개 공정거래 관련 법에 전속고발제가 규정돼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대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전속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공정위가 공소시효를 얼마 남기지 않고 고발하는 등 검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담합사건 부당이득 대비 과징금 비율이 우리나라는 9%로, 이는 미국 57%, 유럽연합 26%에 비해 현저히 낮다. 

다만 지금까지는 법인을 중심으로 고발하거나 자연인을 포함시키더라도 대표이사와 등기임원만 고발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실무자도 고발 대상에 넣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하도급법·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에 대한 전속고발제 폐지 여부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대기업에 비해 법무조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에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법률별 사건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영세자영업 보호 등 경제민주화 '산 넘어 산' 

TF는 앞으로 전속고발권 등 핵심 사안을 추가로 논의해 내년 1월 최종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 통과와 검찰과 조율 등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법률별 사건현황을 고려하면 공정거래법 태스크포스(TF)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만 145건이 접수됐다. 법률별로 보면 공정거래법 4405건(21.9%), 소비자보호관렵법 5637건(28.0%), 하도급법 8705건(43.2%), 가맹사업법 1300건 (6.5%), 대규모유통업법 98건 (0.5%)로 나타났다. 전속고발권 폐지가 제외된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이 93.2%를 차지한다. 반면 가맹사업법은 국민적 관심이 높지만 6.5%에 불과하다. 소비자보호관련법은 표시광고법, 약관법, 전자상거래법, 방문판매법, 할부거래법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전속고발권 폐지 공약이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과 조율이 필요하고 국회 통과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고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 태스크포스(TF) 중간보고서대로 시행될 경우 정부와 여당의 경제민주화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 추진 입법과제로 전속고발권 폐지 등 공정거래위원회 행정개혁을 비롯해 하도급 보호 강화, 프랜차이즈 가맹점 보호 강화 등 중소기업.영세자영업 보호 등을 선정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의 검찰과 협력강화 등 포함한 전속고발제 문제는 우선 TF위원별 총론적 의견을 들었으나, 쟁점이 많아 12월중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며 "TF논의 시 복수안이 제시된 사안에 대해서는 조속히 공정위 입장을 마련해 국회 법안 논의 시 TF 논의 내용과 공정위의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질적 갑을관계의 획기적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중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형사 제재가 미흡해 전속고발제도를 현행대로 존치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 지난 8월 법 집행 체계 개선 TF를 구성해 관련 과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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