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 9명 한국당행(행), 바른정당 교섭단체 지위 상실 최대위기
원내 제1당 위협받는 민주, 국민의당 내분 속 통합론 ‘군불떼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탈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김용태, 강길부, 이종구, 김영우, 황영철, 김무성, 정양석 의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바른정당 통합파 9명이 결국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택하면서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각 당의 외연확대와도 맞물려 있는 내년 지방선거가 임박해 합종연횡 움직임은 더욱 거세져 ‘빅뱅’이 될 거라고 전망이다.

보수대통합의 부분적 성과를 낸 자유한국당은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원내 제1당 지위를 위협받는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과 통합론이 조금씩 분출되고 있다. 독자생존이 절실한 바른정당과 호남 지역의 비판에 직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통합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야권발 정개개편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야권 입장에선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생존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의 탈당선언으로 국회 지형의 변화도 있을 전망이다.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정양석·홍철호·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은 "보수대통합의 길을 가겠다"며 자유한국당 행(行)을 선택했다.

현재 107석인 한국당에 9명이 먼저 복귀하면 116석이 된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21석과 불과 5석차이다. 만약 한국당의 의석수가 120석에 근접하거나 넘길 경우 원내 다수 의석을 보유한 보수야당으로 정부여당과의 각을 세울 동력을 얻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원내 1당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여당 내에서도 국민의당과 통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일부 통합으로 여소야대 형국이 굳혀지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한때 한솥밥을 먹던 호남 의원들의 유입은 승리를 위한 묘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론도 공개 분출되고 있다. 당장은 일부 통합론자의 소신 발언이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추후 개별 입당을 염두에 둔 포석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론자인 우상호 의원은 6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서로 손을 잡을 때가 됐다”며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재차 꺼냈다.

동교동계 출신인 설훈 의원도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올 연말 안에 함께 하는 것이 국민 보기에도 좋다"며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하는 모양새보다는 지금은 단단하게 적폐청산하기 위해서 함께 하자"며 지방선거 전 통합을 공개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근 당 지지율이 50%를 웃돌고 문재인 정부 역시 지지율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현재 적폐청산 등 주요 이슈를 소멸시킬 수 있는 통합론을 전면에 띄울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론을 전면에 제기하기 보다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국민의당 탈당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통합에는 반대하지만 개별 입당은 찬성할 수 있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자강파간의 보수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원내 1당을 수성하기 위해 개별 입당의 필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7차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기의 유승민-안철수 손잡을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손잡는 개편구도도 제시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는 애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유승민 의원이 중도보수대통합론을 내세우면서 관심이 모아졌지만 당내 이견이 불거지자 현재 양쪽 모두 한 발자국 물러난 형국이다. 양당 간 연대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당장 통합은 어려워도 정책연대, 선거연대 등을 통해 손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호남 의원들을 비롯 원로인사 그룹인 동교동계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결국 양당 간 연대의 성사 여부는 당내 호남 의원들, 나아가 호남민심이 용인해줄지 여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바른정당이 의원들의 추가 탈당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단 온건 자강파가 '한 달' 이라는 데드라인을 던진 상황인 만큼 향후 개혁보수의 외길을 가겠다며 마이웨이를 선택한 유승민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사다. 분당의 1차적 책임은 한국당 복당파에 있지만 당 내에선 지나치게 자강을 고집한 유 의원 탓에 통합파의 탈당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8일 "일단 (전대 후 꾸려질) 새 지도부에 한 달 말미를 준 것"이라며 "(중도·보수대통합은) 국민의당까지 열겠다는 것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끝까지 노력해보고 한달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유 의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바른정당은 13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인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5명을 선출한다. 당 대표 후보에는 원내에서 유승민·박인숙·정운천·하태경 원외에선 정문헌 전 의원, 박유근 현 바른정당 재정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또 이날 새 원내대표도 합의 추대한다. 현재까지 물망에 오르는 후보는 3선의 이학재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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