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책회의 늦어져 복당식 지각, 먼저 온 복당 의원들 '침묵 속 대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탈당파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정우택(왼쪽부터) 원내대표가 홍문표 사무총장, 홍준표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재입당한 김무성 의원.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아직은 어색한 사이’(?)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과 한국당 의원들의 첫 상견례 자리가 마련된  9일 양측 간 어색한 기류가 감돌았다. 복당식이 예정 시간보다 30분 연기된 상황에서 미리 자리를 잡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를 기다리는 모양새가 된 것.

당초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재입당 의원 간담회는 한국당 원내대책회의가 늦어짐에 따라 30분 연기됐다. 연기된 시간에 맞춰 김무성 의원을 비롯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강길부·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 의원이 당사 회의실에 입장했지만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은 45분께 입장했다. 홍 대표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친정으로 복당한 의원들은 약 10여분 간 말없이 지도부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이뤄졌다.

홍 대표가 입장하자 재입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홍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 대표는 “정치적 소신이 달라서 일시 별거했던 분들이 다시 재결합을 하기로 했다”며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좌파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서 우리가 공동전선을 펴서 저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뜻이다”고 말했다.

탈당파 의원들을 향한 ‘뼈’ 있는 발언도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 “작년 12월에 이 당이 아주 위기일발, 성난 것처럼 건드리면 무너질 순간에 있던 이 당을 살려내기 위해 전념한 한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감회가 깊다”며 “계절이 바뀌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또 요새 단풍이 드는 것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도 많이 느끼지만 한편으로 오늘은 정치를 하면서 정치의 무상함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보수대통합 대열에 참여하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서로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 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께서 보수는 무조건 하나로 뭉쳐서 문재인 좌파 정권의 독주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조건없는 입당에 반대 의사를 밝힌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간담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다시는 우리 당을 돌아보지 않을 것처럼 하더니, 또 자기들이 보수우파의 중심이 될 것처럼 큰 소리 치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다시 들어온다고 한다”며 “그것도 진솔한 사과나 설명 한 마디도 없다”며 비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서청원, 최경환 두 의원은 당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희생양 삼아 출당시키려 하면서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하고 대통령 탄핵 앞장 등 당에 큰 해를 끼친 김무성 의원은 조건 없이 입당시키려 하고 있다”며 “당의 당원규정에는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신청을 한 경우에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탈당파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홍준표(왼쪽 세번째부터)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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